
삼성전자가 프린팅사업부를 휴렛패커드(HP)에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 승인을 얻었다. 경쟁 심사에 가장 엄격한 곳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승인 받으면서 향후 인수 절차가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9월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HP의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인수를 승인했다.
집행위는 “유효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not have a significant impact on effective competition)”이라면서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집행위는 발표문을 통해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합병 후 HP 브랜드로 사업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 모두 문제없다고 밝혔다. HP가 인수하더라도 프린터 시장에 경쟁 기업이 많고 지역적으로 경쟁이 제한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U 경쟁당국으로부터 매각 승인을 얻으면서 향후 절차도 큰 문제없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에서도 기업 결합 승인을 받았다.
양사 합병을 위한 실무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디온 웨이슬러 HP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에스프린팅솔루션을 만났다. 웨이슬러 CEO는 김기호 에스프린팅솔루션 대표를 만나 합병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합병 절차 마무리와 향후 협력방안 모색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HP는 9월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에스프린팅솔루션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해외 자산도 모두 인수한다. 또 에스프린팅솔루션을 인수한 이후에도 국내에서는 삼성 브랜드로 프린터를 판매할 예정이다. 에스프린팅솔루션은 국내 사업장과 중국 생산거점, 해외 50여개 판매거점을 운영 중이다. 임직원은 약 6000명이며, 2015년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공정경쟁에 대해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미국과 EU에서 결합신고서를 승인 받았고 나머지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어 마무리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