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칼럼]수소전기차 보급, 왜 시급한가

2015년 12월 195개국이 모인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되면서 '신 기후체제'가 선포됐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국인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량 전망치(BAU) 851만톤 대비 37%를 감축해야 한다. 이 가운데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6.4%인 2590만톤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차 가운데 배출 가스가 없는 무공해 차량(ZEV)인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의 보급이 필수적이다. 특히 유럽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75g/㎞ 이하로 규제가 강화되는 2025년이 되면 현재 연소 엔진 기술로는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다. 다시 말해서 휘발유와 경유로 운행되는 자동차의 유럽 수출이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각국 환경 규제 * 유럽 : 온실가스 규제 (2020년 95g/km, 1g/km 미달 시 대당 95유로 부과) * 미국 : 기업평균연비(2025년 61.4mpg, 0.1mpg 미달 시 대당 5.5달러 부과) * 중국 : 연비 규제(5.0l/100km, 불만족 시 판매 불가)>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생존 전략으로 ZEV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충전 시간(3분)과 주행거리(500㎞이상) 면에서 연소 엔진 차량과 동등 수준이라는 장점이 있어 국민의 수소에너지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인프라 구축 및 기술 개발에 따라 보급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2030년 이후 생존을 목적으로 수소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와 자동차 산업의 신 융합 기술이며, 기술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에 특허 및 독자 기술 확보가 향후 자동차 제조사의 생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2013년 2월 양산을 처음 시작한 것을 비롯해 일본의 토요타가 2014년 12월, 혼다가 2016년 3월에 양산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양산차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우디, BMW, 렉서스는 2020년에 양산할 계획이다. 또 토요타는 BMW와 협력관계를 맺었고,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구동 장치인 연료전지 기술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제조사의 노력과 별도로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 가능한 자국 산업 유지를 위해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1990년대 초부터 이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약 91기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1000대 이상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했다. 미국은 AB8 법안을 가결시켜 수소차 정책을 상용 보급 단계로 전환, 약 51기의 수소충전소 및 1000여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했다. 유럽은 2020년 수소전기차 50만대 보급을 위해 친환경 차량에 보조금을 지원(약 5000유로)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중국은 국가의 정책 지원과 함께 친환경 차량에 대해 약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했지만 보급은 해외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이유는 수소충전소의 부재 때문이다. 국내에는 11기의 수소충전소가 있지만 현재 충전 가능한 충전소는 6기에 불과하다. 일본은 약 91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51기, 독일은 42기의 충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수소차 보급 대수와 관계없이 먼저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확보했고, 이후 수소전기차 보급을 정부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올해 신규 건설되는 수소충전소는 12기로, 기존의 10기와 합쳐 총 22기가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도심권을 중심으로 충전소 100기, 2025년 고속도로와 국도 휴게소에 수소충전소 200기를 별도로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소전기차의 보급과 기술 개발은 산업 육성이라는 방향과 신 기후체제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수소전기차가 아직 도입 초기이며, 미래 시장을 열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경쟁국보다 먼저 기술을 선점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지원해야 한다. 관련 업계와 학계도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단기간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협력해야만 조금이라도 빠른 시기에 수소전기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초에 구성된 민·관 협의체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은 앞으로 정부에는 장기적인 정책 제언 및 사업 기획, 민간에는 관련 업계와 학계의 협력을 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수소전기차 및 수소 경제사회 조기 실현에 앞장서고자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소를 전기와 같은 2차 에너지로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맞물려, 전기, 가스, 열과 같은 에너지를 변환하거나 저장하는 에너지로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 테크놀로지 로드맵 : 수소와 연료전지(Hydrogen and Fuel Cells), 2015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소를 전기와 같은 2차 에너지로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맞물려, 전기, 가스, 열과 같은 에너지를 변환하거나 저장하는 에너지로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 테크놀로지 로드맵 : 수소와 연료전지(Hydrogen and Fuel Cells), 2015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사무총장 h2.korea@daum.net

이승훈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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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칼럼]수소전기차 보급, 왜 시급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