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이미지 인식 딥러닝을 앞세워 유럽 시장 개척에 나선다. 반 구글 정서가 강한 유럽 지역에서 제2의 라인 신화를 쓰겠다는 구상이다. 이미지 수집 분석·기술은 상대적으로 언어장벽 해소가 쉽다.
네이버는 12일 올 상반기 이미지 검색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식 서비스는 하반기에 시작한다. 이미지 검색은 검색창에 이미지를 넣어 관련 내용을 찾는 서비스다.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서치바이이미지'와 비슷하다.
네이버는 이 같은 이미지 인식 딥러닝을 발판 삼아 해외 매출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30%대를 기록했다.
이미지 중심 기술·서비스는 반(反) 구글 정서가 강한 유럽에서 승부를 걸어 볼 수 있는 무기다. 네이버 해외 매출은 2016년 4분기 기준 3746억원으로 35% 비중을 기록했다. 대부분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올렸다. '라인' '스노우'가 대표 주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역시 유럽에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해진 창업자는 최근 유럽 지역 진출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자회사 라인은 지난해 9월 유럽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K-펀드1'에 각 5000만유로 등 총 1억유로를 투자했다. 이 펀드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장관이 이끄는 코렐리아 캐피털이 운용한다.
4월에는 통역 애플리케이션(앱) 파파고에 스페인어, 프랑스어 번역 기능을 도입했다. 영어, 중국어에 이어 세 번째다.
이미지 검색은 태그 등 문자가 아닌 이미지 데이터베이스(DB)에서 찾는다. 검색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학습, 비슷한 이미지를 찾는 방식이다. 딥러닝은 사용이 반복될수록 정교해지기 때문에 서비스를 상용화하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미 모바일 앱에서 웹에 노출된 사진을 누르면 관련 쇼핑 아이템과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죽 재킷을 입은 사람 이미지를 클릭하면 비슷한 가죽 재킷을 파는 쇼핑몰을 보여 준다.
이미지 수집 분석 기술은 자율 주행 기술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완성차 업체에 널리 쓰이는 센서에 의존하는 대신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수집한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센서에 의존하는 방식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다. 인텔이 최근 인수한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가 대표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율 주행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도로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인지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집중한다”면서 “로컬 서비스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하면서 실내 공간을 3D 매핑하는 M1도 이런 연장선상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분기 매출과 국내외 매출 비중, 자료:네이버>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