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업익 '협곡'에 빠진 중소 가전, 신성장 동력 절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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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가전업계가 극심한 이익 부진에 빠졌다. 영업이익률이 1~2%대에 머물면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해 영업이익을 높이는 것과 상반된다. 고가 가전제품과 중국산 저가 가전 사이에서 끼인 '넛 크래커' 양상이 지속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대유위니아, 위닉스, 파세코 등 중소·중견 가전업체가 지난해 1~2%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동부대우전자는 0.8%, 대유위니아 1.75%, 위닉스 1.2%, 파세코 2.8%대 수준이다. 휴롬, 쿠첸 등 다른 가전업체도 영업이익률이 1~3% 대에 그쳤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에서 조단위 매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다”면서 “영업이익률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 가전업계 수익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동부대우전자는 3년째 영업이익률이 정체다. 다른 가전업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6%,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이 7.4%대까지 오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중소·중견업계가 마땅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것이 영업이익률 정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저가 중심으로 형성돼 수익이 저조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는데 반면 중소·중견 가전업체는 '마진'이 많지 않은 구조다.

중소가전업체 관계자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어 다양한 상품군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수익성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진입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확보하기 어렵다. 쿠쿠가 렌털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13%대 영업이익률을 냈지만 다른 가전업체도 뛰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가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에게 쫓기고 있다.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 중소·중견 가전업계 시장 점유율을 뺏고 있다. 하이얼, TCL, 샤오미, 레노버 등이 대표적이다. 중소·중견가전업체는 위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아래로는 중국 가전업체가 에워싼 '넛 크래커' 상황인 셈이다.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력을 확보, 성장동력을 찾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대기업만큼 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중소·중견 가전업체 입장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을 제품에 적용하거나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R&D 투자 상황이 마땅하지 않다”면서 “수익 창구를 다각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