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해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매출 1조원 시대를 연다. 3분기부터 증설 투자분을 가동하는데다 새 고객사 소니가 초기 예상보다 더 많은 물량을 요구해 1조원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TV용 OLED 사업에서 1조원 매출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조원대 중반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LG전자 OLED TV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순항 중인데다 올해 OLED TV를 출시한 소니가 초기보다 더 많은 물량을 요청하는 등 사업 확대 의지가 강해 성장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생산라인 증설 투자분이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올해 TV용 OLED 패널 생산량을 작년 두 배인 180만대, 내년 250만대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생산능력을 보강함에 따라 관련 매출도 작년보다 두 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기준 8세대 OLED 패널 생산능력이 월 3만4000장이다. 작년부터 증설한 E4-2 라인이 가동을 앞뒀다. 올 중반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 총 6만장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증가한다. 이는 55인치, 65인치, 77인치에 걸쳐 OLED TV를 연간 150만~18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증권가와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작년에 OLED TV 패널 사업에서 약 9000억원대 매출을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55인치 풀HD에 이어 UHD 해상도 패널이 골든 수율을 달성했고 주 고객사인 LG전자 OLED TV 사업이 성장한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출시한 벽지처럼 얇은 OLED,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크리스털 사운드 OLED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사업 확대가 낙관적이다. LG디스플레이가 내세운 매출 목표도 큰 어려움 없이 근접한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소니는 크리스탈 사운드 OLED TV '브라비아 AE1 시리즈' 65인치 모델을 LG전자 올레드 TV 최상위 모델 G7 65인치보다 약 500달러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첨단 기술 제품에 공격적 가격을 책정한 것은 OLED TV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소니는 LG디스플레이에 초기 OLED TV 패널 물량을 약 10만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인 크리스털 사운드 OLED TV가 좋은 반응을 얻자 내부적으로 요구 물량을 크게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소니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약 30만대 수준을 공급받는 게 유력한데 내부적으로 더 많은 물량을 목표로 잡았다”며 “올해 세계 OLED TV 시장을 LG전자와 소니가 함께 끌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OLED TV 패널 사업을 시작한 후 매년 이 사업에서 수천억원대 적자가 발생했다. 세계 처음으로 8세대 OLED를 양산하는 만큼 낮은 수율이 가장 큰 문제였다. OLED TV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출하량이 저조했고 이에 따른 광고·마케팅 비용 부담도 클 수밖에 없었다.
개선 흐름은 작년 2분기부터 가시화됐다. EBITDA(이자·법인세·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 기준 OLED TV 패널 사업이 소폭 흑자로 돌아섰고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수율이 안정됐고 생산량은 시장 수요를 맞추기 빠듯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LG디스플레이 OLED TV EBITDA 마진은 작년 4분기 기준으로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와 업계는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사업이 2018년에 연간 기준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르면 올 4분기부터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