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LG전자와 샤오미 전략 스마트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대량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식해 온 스마트폰 OLED 시장에 LG디스플레이가 도전하면서 시장 재편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를 OLED 공급사로 선정하면 빠르게 양강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샤오미와 LG전자에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개발에 착수, 빠르면 2분기 말부터 샤오미를 시작으로 납품할 것으로 파악됐다.
샤오미와 LG전자에 공급될 제품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양 측면이 휘어진 형태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상용화한 듀얼 에지 디스플레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납품은 샤오미부터지만 주 타깃은 LG전자다. 샤오미보다 LG전자에 공급할 물량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V시리즈'의 탑재가 유력하다. V시리즈는 매년 9월 또는 10월에 출시되는 모델이다. LG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성능과 기능이 가장 우수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샤오미는 '미노트' 시리즈 적용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복수의 스마트폰 제조사에 거의 동시에 OLED를 공급하는 건 이례다.
LG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상하로 구부러진 LG전자 'G플렉스' 시리즈에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적이 있지만 LG전자 대표 모델이 아닌 데다 물량도 적어 큰 의미를 두기 힘들었다. 지난해 샤오미 '미노트2'에 플렉시블 OLED를 납품했지만 이 역시 소량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이 원활치 않은 것을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샤오미, LG전자 공급은 그동안의 문제 개선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수율이나 품질 등 생산성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복수의 스마트폰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월 2만2000장 규모의 4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경북 구미에 6세대 OLED 라인(E5)을 짓고 있다. E5 라인은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 사이에 가동될 예정이다. 이 라인이 완공되면 규모가 3만7000장으로 늘어난다. 신설 라인에서 샤오미와 LG전자 물량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TV에 들어가는 대형 OLED에 주력했다. 그러나 그 사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이 급속 성장했다.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하던 애플도 OLED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에 LCD를 10년 넘게 공급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스마트폰 OLED 시장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샤오미와 LG전자 OLED 공급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사업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와 LG전자에서 성과를 내면 애플과 아이폰용 OLED 공급 협상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샤오미, LG전자 공급과 관련해 “고객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