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 은행 장애인 웹접근성은 얼마나 개선됐을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자신문은 국가공인 웹접근성 인증기관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와 공동으로 '시중 은행 웹접근성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 시행 이후 은행은 장애인 편의 증진을 위해 홈페이지와 모바일·인터넷 뱅킹시스템접근성을 상당부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각장애인이 로그인부터 조회, 이벤트 정보 확인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이용은 가능했다. 하지만 실제 돈이 오가는 이체와 공인인증서 사용은 여전히 문제가 있었다.
조사는 7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문별로 로그인과 조회, 이체, 은행상품 정보 확인, 이벤트 정보 확인 등 총 5개 단계별로 시각장애인이 이용가능한지 여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모니터링 작업을 통해 분석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은 5가지 항목에 대해 모두 이용이 가능했다. NH농협은행은 이체와 은행상품 정보 확인 접근성이 취약했다. 우리은행은 이벤트 정보 확인이 어려웠다.
5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한 은행도 일부 접근성 취약점이 발견됐다. 이용은 가능하지만 장애인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여러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이벤트 정보 확인 내용 이미지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정보 확인 자체가 불가능했다.
신한은행(오픈뱅크)은 공인인증서·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번호, 계좌정보, 이체금액 등 입력 정보를 알 수 없었다. 즉 입력 값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고 입력 여부조차 확인 불가능했다. 화면에 숫자정보가 나타나도 스크린 리더를 통해 아무런 정보가 들리지 않았다. 또 이체금액 편집 창을 다시 활성화하면 입력 값이 삭제되는 불편함이 있다. 보안카드 번호 입력 창은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지 상세한 안내 정보가 부족했다.
가장 많은 뱅킹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공인인증서 모듈 접근성이 다소 아쉬웠다. 이동식디스크 등 인증서 저장매체를 엔터키로 선택 가능하지만 스페이스 키로 동작이 돼 일부 혼선을 초래했다. 또 인증서 암호를 키보드로 입력할 때 시각보조기로 아무 정보도 인지되지 않아 입력 여부 확인이 어려웠다. 이벤트 글 또한 게시 글 내 링크 대체 텍스트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국민은행과 비슷했다. 인증서 저장매체 선택 시 엔터가 아닌 스페이스 키로 동작했다. 조회서비스는 거래내역 정보가 시각보조기로 인지되지 않았다. 파일로만 저장이 돼 즉시 확인이 불가능했다.
NH농협은행은 이체 서비스 이용 시 마우스로만 정보 입력이 가능해 불편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이체 서비스 부문 취약점이 발견됐다. 입금정보 영역에서 직접입력, 최근 입금계좌 등 탭 목록 인지가 어려웠다.
SC제일은행은 공인인증서 목록 및 이동식디스크 목록 정보가 잘못 인지되는 사례가 발생했고, 씨티은행은 계좌비밀번호, 입금계좌번호, 보안카드번호 편집 창을 다시 활성화하면 입력 값이 삭제됐다.
<주요은행 웹접근성 분석 (자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