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해시태그-#원티드킬러]한 걸음 나아간 모바일 FPS게임

한 때 오락실을 주름 잡았던 '타임크라시스'라는 게임이 있다. 총 모형을 들고 정해진 동선을 따라 테러범을 제압하는 게임이다. 적당한 액션성과 어렵지 않은 전개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얻었다.

'원티드킬러'는 모바일 타임크라이시스 같다. 정해진 길을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레일슈팅 게임이다. 모바일 슈팅게임이 갖는 조작 한계를 개선했다. 따로 시선과 움직임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이용자는 사실상 타깃 조준과 슈팅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카툰 랜더링으로 다듬은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으로 타격감을 높였다. 맞추는 부위에 따라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고수끼리 붙으면 작은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슈팅게임을 즐겨본 이들은 물론이고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무리 없이 적응 가능하다. 기존 슈팅게임이 게임성을 살리려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을 감안하면 큰 발전이다. 스테이지는 100여개에 달하는데 진행 할수록 조금씩 게임이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게임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도전욕구를 조금씩 일깨운다.

쉬운 게임은 단조로울 수 있다. 원티드킬러는 △최대 3대3까지 실시간 전투가 가능한 대전모드 △지정한 총기로 클리어 시간을 겨루는 타임어택 △총기 등 제한조건을 걸고 높은 보상에 도전하는 러쉬모드를 제공한다.

원티드킬러
원티드킬러
원티드킬러
원티드킬러
원티드킬러
원티드킬러

원티드킬러는 출시 하루 만에 카카오게임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달성했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쉽게 접근했다는 증거다.

모바일 슈팅게임은 크게 1인칭시점(FPS)과 3인칭시점(TPS)으로 나뉜다. 온라인 FPS게임이 가진 게임성을 모바일 플랫폼에서 그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수 게임사들은 3인칭 시점으로 진행하는 슈팅게임을 개발한다.

보통 3인칭은 조작감이, 1인칭은 액션성이 더 뛰어나다. 캐릭터 등 뒤에서(TPS) 정면을 바라보는 것과 캐릭터의 눈으로(FPS) 정면을 쳐다보는 느낌은 차이가 크다. 원티드킬러는 FPS게임이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TPS보다 한계가 많지만 이를 여러 아이디어로 돌파했다.

모바일 슈팅게임은 역할수행(RPG)에 이어 큰 흥행이 가능한 장르로 인식돼 왔다. 이 장르는 '스페셜솔져' 등 온라인 FPS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게임이 '중박'을 기록하며 잠재성을 입증했다.

원티드킬러는 모바일 FPS 게임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가졌다. 보다 쉬운 조작, 만화풍 그래픽,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적 취향에 보다 가깝게 다가갔다.

한줄평: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