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리퍼비시 스마트폰(이하 리퍼폰)이 6월 말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정식 출시된다. 리퍼폰은 초기 불량품이나 중고 제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수리,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상품이다.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가 국내에 리퍼폰을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리퍼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노트7 리퍼폰 6월 말 출시를 최종 확정했다. 삼성전자가 회수한 갤럭시노트7 300만~400만대 가운데 약 30만대를 리퍼폰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회수한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교체·검수 과정을 거쳐 출시하고, 이통사는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은 기존 3500mAh에서 3000~3200mAh로 축소된 새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이통 3사는 최종 판매가를 협의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출고가 98만8900원보다 20만~30만원 저렴한 70만원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명칭은 리퍼폰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R' 추가가 유력하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 출시는 갤럭시S8 등 갤럭시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극명하게 구분돼 리퍼폰이 출시되더라도 갤럭시S8 시리즈 판매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6월부터 8월까지 스마트폰 판매 비수기여서 갤럭시노트7 리퍼폰 판매에 시기상 적합하다. 갤럭시노트8은 8월 말 또는 9월 초 공개가 유력하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 판매를 위한 정부 승인과 허가도 필요하지 않다.
스마트폰 리콜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미래창조과학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원인을 조사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별도 허가, 인증 없이 리퍼폰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 재통과도 마찬가지다. 다만 문제가 발생해 회수한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성 검사는 필수다.
국표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판매하더라도 국표원에서 별도로 승인·허가해야 할 부분은 없다”면서도 “문제가 발생한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가 없는지 출시 이전에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갤럭시노트7을 계기로 국내에도 리퍼폰 시장이 열린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분명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이동통신사가 판매할 경우 해외에서 판매되는 동일 제품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직구업체 3KH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갤럭시노트7 리퍼폰 구매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6%가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갤럭시노트7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는 방증이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