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섬세한 리더십이 눈길을 끈다.
한 대표는 25일 성수동 대안문화공간 '레이어 57'에서 열린 '크리에이터데이'에 깜짝 방문했다. 저녁 7시부터 진행된 공연을 직접 챙겨보며 현장 분위기를 점검했다. 한 대표가 회사 주관 콘텐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열린 첫 크리에이터데이에도 자리를 지켰다. 평소 다양한 콘텐츠 창작자 관련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기업 대표가 소규모 문화 지원행사에 참석하긴 쉽지 않다. 한 대표의 섬세한 리더십, 창작자 지원에 대한 진정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서비스총괄 시절부터 사용자의 작은 목소리와 서비스 구석구석까지 살폈다.
한 대표는 취임 첫 날 직원들에게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파트너들이 원하는 사용자를 만나고 가능성을 열도록 연결하고 도울 것”이라면서 “사용자가 네이버 플랫폼을 더욱 신뢰하도록 글로벌 수준 이상 서비스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데이는 '뮤직션리그' '그라폴리오' 등 다양한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에게 오프라인 기회까지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소규모 행사지만 지금까지 네이버가 체계적으로 구축한 콘텐츠 역량을 파악하는 기회다. 네이버는 행사를 기획한 도시문화콘텐츠 기획사 '어반플레이'에 직접 투자했다.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와 '브이 라이브(V Live)'로 행사를 생중계했다. 다양한 각도와 구도로 촬영된 영상을 실시간 전환하며 감상하는 '멀티트랙' 기술이 활용됐다.
'프로젝트 꽃'에 대한 한 대표의 의지도 읽힌다. 네이버를 중소상공인과 창작자 성공을 돕는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서비스총괄 시절 이 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했다. 대표 내정 뒤 '개인이 성공을 꽃 피우는 기술 플랫폼'을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제시했다. 꽃 프로젝트를 기술만큼 중요한 미래 성장 축으로 올려놨다. 대표 취임 뒤에도 600억원 규모 분수 펀드 조성 등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그는 콘텐츠 중요성을 지속 강조한다. 향후 5년간 콘텐츠와 기술에 5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소상공인 창업과 성장, 창작 생태계 조성과 창작자 글로벌 진출에 각각 500억원씩 투자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차세대 사운드 기술 오디오콘텐츠에 3년간 3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한 대표는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술과 콘텐츠 확보가 모두 중요하다. 한 쪽만 있어서는 온전해지기 어렵다”면서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