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마트폰에 빠지다 (下)다시 꿈을 꾸다

청소년 치유캠프 전경
청소년 치유캠프 전경

#1 “입소 때만 해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못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커서 멘토가 돼 다시 꼭 한 번은 오고 싶어졌어요.” -해운대공고 박 모군

#2 “개인 상담 때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서 좋았어요. 멘티를 항상 챙겨주고 먼저 말 걸어준 멘토쌤에게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전주기전중 이 모군

#3 “엄마 편지를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또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라중 강 모군

내 아이가 달라졌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던 아이가 부모 말에 귀를 기울인다. 항상 스마트폰만 쳐다보던 아이가 부모 눈을 맞추며 말을 걸어온다. 여성가족부가 운영 중인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예방 및 해소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 얘기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상담·치료 지원은 물론 청소년 상담전문가 사후관리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정신건강증진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치료협력병원과도 연계 방안을 마련했다. 과의존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은 중독위험 정도별 교육과 상담·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과다하게 인터넷·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정서·행동 장애를 경험하는 청소년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험 사용자군으로 분류되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직접 개인 상담해준다. 주의 사용자군은 학교별로 찾아가는 집단 상담을 신청하면 된다.

여가부는 중독치유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청소년을 위한 기숙형 '인터넷치유캠프'는 한 기수당 11박 12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학생 이상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 청소년이 대상이다. 전문의 진단·평가, 가족상담, 부모교육, 대안활동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 참가 후에도 3개월동안 청소년 상담 전문가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16년말 기준 1기당 25명, 총 425명이 수료했다. 참가 비용은 무료다. 식비 등 일부만 부담하면 된다.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치유캠프'도 마련돼 있다. 중·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에 초점을 맞췄다. 기간은 1기당 2박 3일로 짧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초등생과 부모가 참여할 수 있다. 한 기당 25가족을 받는다. 청소년·부모 집단상담 프로그램과 가족상담, 기타 체험 및 집단활동으로 꾸며져 있다. 참가비는 무료지만 교통비 등 일부는 직접 부담해야 한다.

자녀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조절을 위한 부모교육도 받을 수 있다. 중독위험군 청소년 부모가 대상이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부모 역할과 자녀양육 기술교육 등이 이어진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가 마련한 가족치유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우울감, 자기 통제력, 부모 자녀 간 의사소통 정도가 개선됐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가족치유 캠프에 참가한 745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 우울 정도는 34.8점에서 30.8점으로 4점 감소했다. 자기 통제력은 66.9점에서 69.3점으로 2.4점 올랐다. 부모와 자녀의 긍정적 의사소통은 부모 평균 3.35점 상승했다.

올해는 6월부터 9월까지 열린다. 25가족씩 총 33회 걸쳐 825가족이 참여할 예정이다. 장소는 전국 각지 청소년수련원과 유스호스텔 등지다. 주로 방학과 주말을 이용한다. 올해는 '가족 역할극' 등 의사소통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와 보호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정부에서도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2017년 스마트폰·인터넷 바른 사용 지원 추진계획'에 따르면 여가부를 비롯 7개 정부 부처와 부산·울산·전북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국민 인터넷 중독 예방을 위해 올해 146억9000만원 예산을 투입한다. 작년 예산은 94억95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예산 대부분은 상담 등을 통한 '인터넷 중독 치료'와 청소년·영유아·부모를 위한 '인터넷중독 예방교육'에 쓰일 예정이다. 여가부 인터넷중독 예방 사업에는 45억8200만원이 배정됐다. 기숙형 청소년 치유 캠프, 상설 인터넷 치유학교 등을 운영하는 데 26억2900만원,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을 미리 찾아내는 사업에 10억9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여가부 측은 설명했다.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참여 만족도 현황, 자료:여성가족부>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참여 만족도 현황, 자료:여성가족부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