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형마트, '경험+IT'가 경쟁력

대형마트가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강점은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 편리성이다. 2000년대 초반 들어와 자동차 문화에 익숙해진 고객이 한 주의 생필품과 주말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소비 패턴의 다양화로 결코 바뀔 것 같지 않던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 문화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전통 시장을 밀어내고 소비자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서던 대형마트에도 성장 둔화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온라인 쇼핑몰에 밀리고, 유통 대기업의 규제로 설 땅이 좁아졌다.

대형마트는 그 돌파구를 진화에서 찾았다. 합리 가격을 유지하면서 쇼핑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고객에게 어필을 시도했다. 체험형 매장 운영과 특화 서비스 제공을 통한 차별화다. 대형마트는 '3세대 마트'라는 포지셔닝을 만들어 내면서 고객에게 다가갔다. 1세대 대형마트가 동네 슈퍼에서 한정된 물건을 구매하던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면 2세대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독자 기획, 소비자에게 경쟁력을 어필했다.

3세대 마트의 특징은 큐레이션 개념에 정보기술(IT)을 접목했다는 것이다. 진열한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 공간이 아니라 판매자와 소비자가 상호 교감하면서 교감의 결과물을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하는 체험형 매장, 힐링 공간, 다양한 IT 융합 편의 서비스가 그 기반이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는 유통업계도 피할 수 없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한탄할 시기는 지났다. 새로운 치즈 창고를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 유통 문화를 이끌어 온 오프라인 경험에 첨단 IT를 접목하면 온·오프라인 융합형 서비스 모델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