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 “양자정보통신 상용화 초기···투자 확대해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가운데)과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 SK텔레콤 분당연구소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둘러보고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가운데)과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 SK텔레콤 분당연구소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둘러보고 있다.

“양자기술은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다.”

영국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장문의 양자정보통신 특집 기사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집중 보도했다. 전문가가 아닌 대중을 상대로 한 매체가 양자기술을 폭넓게 다룬 것은 그만큼 대중화 초기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사에서는 한국을 주요 양자 투자국 중 하나로 소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자 기기:이곳과 저곳 그리고 어느 곳에나'라는 특집 기사에서 양자정보통신 기술 전반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자역학이 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1차 양자혁명'에서 기술을 상용화하는 '2차 양자혁명' 단계에 진입했다며 2015년 현재 세계에서 7000여명 연구자가 15억달러 예산으로 양자 응용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매킨지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상용화 시도는 양자센서와 양자암호통신, 양자컴퓨터 3개 분야에서 활발하다고 진단했다.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자 성질을 이용한 양자센서는 중력이나 자기장, 이미지 등을 초정밀 측정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응용을 예상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가 양자중력센서를 초정밀 GPS로 활용해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것임을 소개하고 유전탐사·정밀 의료장비 등에도 양자센서가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제한적인 상용화가 이뤄진 양자암호통신은 이론적으로 완벽한 보안이 가능하고, 도청이 되더라도 즉각 탐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중으로 안전한 통신 보안 기술로 평가했다.

중국이 지난해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양자 네트워크를 완공해 공상은행, 신화통신 등이 사용 중이며 세계 각국이 정부 주도로 시험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형화가 가능해 스마트폰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는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자암호통신은 한 번에 전송 가능한 거리가 200㎞ 미만이어서 중계기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도 거론했다.

현존 암호체계(RSA) 약점이 명백히 드러나자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고 적시했다.

미국과 호주 등 각국 정부는 물론 IBM, HP,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 적극적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려면 10년 정도 걸리겠지만 이보다 낮은 등급 양자컴퓨터는 판매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와 성능이 비슷한 49 큐빗(양자 비트) 양자컴퓨터를 연내 완성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해 하드웨어와 양자컴퓨터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50㎞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구축하는 등 한국을 양자정보통신 기술 주요 투자국으로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특허출원 순위에서 양자암호통신 6위, 양자컴퓨터 8위, 양자센서 10위를 기록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차 양자혁명을 대비해 2014년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현재 투자 확대를 위한 국책과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ETSI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자기술을 국방에 적용할 때, 이를 수입에 의존한다면 정부에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상업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기회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2015년 양자정보통신 분야별 특허출원 현황, 자료:영국 지적재산국, EC>


2015년 양자정보통신 분야별 특허출원 현황, 자료:영국 지적재산국, EC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