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소비 시장으로만 여기는 세계 모든 산업은 쓰라린 실패를 맛봤거나 맛보고 있다. 게임도 그 중 하나다. 한국 게임이 이 같은 흐름을 뒤바꿀 만한 특출한 그 무엇이 아니란 것부터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게임은 중국을 거대시장으로 10년 이상 주도권을 노렸다. PC온라인게임 초창기 시절, 다중접속 네트워크 플레이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던 중국은 한국의 게임 콘텐츠와 플레이 기술에 열광했다. 당연하다. 새로운 기술과 플레이 방식에 푹 빠져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기조는 2015년 우리나라 전체 게임 수출액 3조6000억원의 33%가 중국에서 발생하기까지 유지됐다. 그런데, 중국에서 매출을 올리는 게임은 오랜 명성과 록인(Lock-in) 효과를 누리는 두세 개 PC온라인게임에 집중됐다.
중국시장 대세를 차지한 모바일게임에선 이런 효과가 이어지지 않았다. 쉬운 게임 선택과 즉시 플레이, 철저히 중국 입맛에 맞춰진 콘텐츠 등 어느 것 하나 한국 게임이 어필할 여지가 없었다. 모바일게임에는 '록인'이란 것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설자리가 좁아지면서 사드 한국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등이 더해지면서 한국게임은 그야말로 중국에서 존립자체가 위협 받고 있다. 그사이 중국 게임은 한국으로 들어와 인기·매출 등 상위권을 야금야금 잠식해 들어왔다. 이제는 오히려 중국 게임이 한국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을 진짜 잡아야할 시장으로 여긴다면 이전 디즈니나 픽사가 했던 방식대로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과감히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 내 하청식 퍼블리싱이 아니라 기획부터 개발과 이익 공유까지 함께하는 큰 틀의 협업을 도입할 때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가 중국 협의채널을 복원시켜 게임을 양국 동반성장 산업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한중 공동개발과 기술이라면 제3국 수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일방 소비와 이익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한중 공조'가 필요하다.
![[사설]한국 게임산업, 중국과 함께 커야 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5/950680_20170507130230_165_0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