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17]5자 구도 출발과 끝이 같았다…“개표 결과 지켜봐야”

19대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양상은 출발과 끝이 같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줄곧 잠시 양강 구도를 허락하긴 했지만 '1강'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막판까지 '대세 역전'을 노리며 강공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레이스를 완주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5자 구도가 시종일관 유지됐다.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

헌법재판소가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직후부터 60일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후 후보 5명은 끝까지 양보 없는 일전을 펼쳤다. 막바지까지 후보 간 합종연횡과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문재인, 초반부터 대세론 유지

문 후보는 더민주 당내 경선 시작부터 30% 넘는 지지율로 출발, 줄곧 1위를 유지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며 대안으로 떠올랐다. 탄핵 이후 '적폐 청산'을 실현할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형성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최대 라이벌이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홈그라운드인 대전·충남 지역에서도 안 후보를 꺾고, 박 전 대통령의 구속까지 이뤄지자 지지율이 40%대로 뛰어오르며 독주 체제가 가동됐다.

문 후보의 독주를 초반에 강력하게 위협한 경쟁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였다. 지난달 17일 공식 대선 선거 운동을 앞두고 문 후보는 경선 후유증 끝에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율 흡수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지율 정체에 빠졌다.

반면에 안철수 후보는 이전과 달라진 목소리와 표정으로 '강철수' 이미지를 내세우며 압도하는 표 차로 당내 경선에 승리,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합리적 중도를 표방하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지지율은 물론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율까지 흡수하며 바람을 일으켰다. 안 후보는 경선 전 10~20%이던 지지율이 최대 40%로 올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양자대결 구도에서 문 후보를 앞선 것까지 나오며 캠프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안철수·홍준표 엎치락뒤치락

안풍(安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유치원 공약이 첫 번째 발목을 잡았다. 안 후보는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병설 유치원을 확대, 전체로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병설 유치원까지 축소하겠다는 의도로 잘못 알려지면서 30~40대 여성 지지율을 잃었다. TV토론에서는 '갑철수' 'MB 아바타' 등 발언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 중도·보수층 지지율이 흩어진 결과였다.

안 후보 지지율이 하락한 자리를 홍준표 후보가 차지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선거 초반 10% 대에 머물러 있던 홍 후보는 막판 보수 집결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전격 배치한 이후 홍 후보 지지율이 2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홍 후보는 '한국판 트럼프'를 내세우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자”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TV토론을 거치며 좌파와 강성노조 공격에 집중, 진보와 보수 대결 구도를 만드는데 성공하며 고정 지지층을 흡수했다. '돼지발정제' '영감탱이' 발언 등 논란이 지속됐지만 홍 후보의 지지 상승세를 막긴 어려웠다.

그러나 홍 후보 지지율은 막판 역전에는 한계가 있었다. 지나친 보수성 공약과 막말로 지지율 확장에 실패, 역전에 실패했다.

선거 막판에는 단일화 움직임이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는 '개혁공동정부론'을 앞세워 단일화 논의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사그라졌다.

5월 3일 이후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상황에서 문 후보는 막판 '사표론'을 앞세워 심상정 후보 지지층까지 흡수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홍준표 후보의 상승세에 위협을 느낀 진보 성향 지지자가 결집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