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 기술과 산불재해 관리

김용하 산림청 차장
김용하 산림청 차장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올해 초 열린 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뜨거웠다.

1970년대 이후 3차 산업혁명이 산업용 로봇을 이용한 공장자동화로 대변된다면 4차 산업혁명은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로 특징지을 수 있다.

첨단 기술 융·복합으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정보통신, 제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산림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산불, 병해충, 산사태 등 3대 산림 재해를 효과적으로 방지하는데 ICT 접목은 중요하다.

산림청은 산불재해 관리를 위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위치정보시스템(GPS), 웹-지리정보시스템(GIS)이 연계된 ICT 기반 산림재해통합관리시스템으로 실시간 상황을 파악·대응하고 있다.

산불 발견과 신고는 원격 통제가 가능한 산불 무인 감시 카메라와 산불 감시 인력에게 지급된 1만3000여대의 GPS 신고 단말기, 119, 일반 국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고 있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 산불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되면 상황 관리자는 GIS 지도 기반의 상황 관제시스템으로 발생지 위치, 산림 현황, 송전선로, 문화재, 담수지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산불 진화 헬기는 이동 경로가 실시간 모니터링된다. 상황 관리자는 헬기에 부착된 영상 카메라와 지상진화대가 운영하는 영상 카메라로 산불 현장 상황을 실시간 살펴볼 수 있다.

산림청은 30년 이상 축적된 산불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 일반 산불과 소각 산불에 취약한 지역을 찾아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산림 상태, 지형, 기상 등 지역별 요인을 바탕으로 산불 위험 지수를 예측해 실시간 예보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기를 야간 산불 현장에 투입, 산불 확산 예측 및 야간 산불 진화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주간에는 산불 감시와 소각 행위를 계도하고 단속하기 위해 활용한다.

이러한 활용성에도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산불 관리에 접목할 부분은 더 많이 있다. 현재 야간 산불은 헬기 진화가 어려워 온전히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드론을 활용해 소화탄을 투하하거나 산불 진화 전용 무인헬기를 개발해 활용한다면 야간 산불 진화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AI를 활용한다면 산불 발생 시 바람 방향, 속도, 지형 등을 감안해 산불이 어느 쪽으로 얼마나 빨리 번질 것인지와 이를 기초로 진화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인공위성을 활용한 산불 탐지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산불 발생 신고 사각지대를 해결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미래에는 인공위성과 드론이 24시간 산불을 감시할 뿐만 아니라 산불이 탐지되면 AI가 상황을 신속히 파악, 대응 전략을 수립해서 무인헬기·드론·진화로봇 등 진화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인류의 행복한 미래는 건강한 산림 생태계 보전 없이 담보할 수 없다. 산림 재해 방지를 위한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등 첨단 기술 개발과 현장 활용 확대를 위한 산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 강화로 대형 산불이 없는 안전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 kyh4170@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