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광화문 시대 대통령이 돼 따스한 대통령, 친구 같은 대통령으로 남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정부의 '불통 대통령'을 보낸 국민의 마음을 달랬다. 취임사에서 '통합' '동반자' '갈등 해소' 등을 언급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만나기 어려운 대통령, 군림하거나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닌 '편안한 대통령'을 자임했다.
이날 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기업인들도 긴장 속에서 대통령 취임사에 주목했다. 기업인들은 지난 정부에서 '최순실 사태'에 휘말린 일부 재벌로 인해 기업하는 것이 마치 죄라도 짓는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이 때문에 위축될 대로 위축된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새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은 그들대로 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기업인에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 지 관심이 컸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기업인에 대한 메시지는 '재벌 개혁에 앞장서겠다' '정경유착이라는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가 전부였다. 재벌 개혁은 퇴행성 지배 구조를 뜯어 고쳐서 불공정 관행이 없는 투명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재벌 문제와 기업 살리기는 다른 문제다. 이에 따라 취임사에는 국가 산업을 이끌어 가는 기업인에 대해서는 어떤 메시지도 없는 셈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취임한 신임 대통령 앞에는 외교, 안보 등 선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기업 살리기도 어느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대통령이 공약한 미래 성장 동력 확충, 일자리 대책, 제조업 부흥과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 모두 기업이 뒷받침하지 못하면 불가능하다.
기업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필요한 시기다. 대통령은 기업인 단체 및 협회들과 빠른 시기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재인 대통령은 민생과 더불어 기업과 산업계의 어려움을 직접 챙기고 느끼며, 따뜻한 시선으로 이해하는 대통령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