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디스플레이 생산 세계 1위 국가다. 기술·생산량 등 모든 지표에서 경쟁국을 압도할 만한 격차와 실력을 갖췄다. 반도체와 함께 매년 글로벌 부품·디바이스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 주력 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장비로 들어가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 들어 1~3월 국가별 중국 패널기업 장비 수주 결과를 보면 일본 장비기업이 전체 51%를 차지한데 이어 중국이 15.76%, 한국이 14.02%로 중국 장비기업이 한국을 앞섰다. 우리 장비가 중국시장에서 1위는커녕 2위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엔 물론 중국 산업계의 자국산 장비 우선 도입 경향이 반영된 듯하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업계가 한국 장비를 그나마 많이 도입해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면 중국과 한국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시장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일본은 당초 디스플레이산업에서 우리나라에 앞서 세계 최강을 달리다 지금은 1위 자리를 한국에 내줬다. 그러면서도 장비 시장 1위는 악착같이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출하·매출에선 세계 1위이면서 그것을 만드는 장비부문에서는 일본에 늘 뒤처지고, 최근에는 중국에까지 장비기술 추월을 위협 받고 있다.
1위 체면을 살리려면 그만큼 기술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기술 난이도가 있는 일본 장비 기술부문까지 격차를 좁히고 생산량 1위인 우리 생산현장에서 이 기술을 안정화·일반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중국이 후위기술 중심 저가 장비를 갖고 누리는 시장에 우리 장비를 범용화시켜 공략하는 방안을 구사해야 한다. 즉 중국이 우리나라 장비시장 안방까지 파고들지 못하게 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기술 개발과 한국산 범용장비의 중국시장 확대라 할 수 있다. 글로벌 1위에 걸맞은 관련 장비분야 명예를 되찾을 일이다.
![[사설]디스플레이 세계 1위 체면 살려야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5/951886_20170510165334_124_0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