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타서 운전을 시작하기 전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시트벨트 착용이다. 안전띠 또는 생명벨트로 인식 될 만큼 충돌사고 시 시트벨트의 승객 보호 효과는 크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나라는 1986년에 앞좌석 자동차 시트벨트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올해 3월부터는 뒷자리까지 전 좌석 착용 의무화했다.
시트벨트 착용 중요성은 여러 사례와 연구를 통해 이미 수차례 입증된바 있다. 일반 승용차에 적용되는 3점식 안전벨트를 착용할 경우 사망 또는 중상을 40~5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미국 운수성의 발표도 있다.
시트벨트는 원래 고공 회전이나 심한 요동을 동반하는 소형 비행기나 전투기에서 사용되던 장치였다. 그러나 도로가 정비되고 기술도 발달되어 자동차의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고에 따른 사망자의 수도 함께 높아졌고 운전자와 탑승객을 보호하고자 자동차에도 점차 적용되기 시작했다.
시트벨트는 평상시에는 느슨하게 운전자를 감싸고 있다가 차량의 급제동이나, 자동차 또는 물체와의 충돌 발생 시 승객을 시트에 꽉 잡아줘 관성에 의한 신체 파손 위험을 막아준다. 또 사고 시 몸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머리와 가슴을 차량 내부 장치들에 부딪히거나, 앞 유리를 뚫고 차 밖으로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해준다.
공식적으로 자동차에 시트벨트가 장착된 것은 1936년으로, 당시 자동차 경주에서 차 안의 사람이 빠른 속도로 회전하거나 웅덩이를 지날 때 충격에 인해 밖으로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착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안전기술 발전과 함께 시트벨트 기술도 스마트하게 진화했다.
현대모비스는 2013년 말 '액티브 시트벨트'라 불리는 차세대 능동형 시트벨트를 개발해 제네시스 'G80'에 처음으로 양산 적용했다. 2015년 말에는 제네시스 EQ900 차종에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액티브 시트벨트(능동형 시트벨트)는 전방 충돌이 예측되거나 급회전 등의 위험상황 발생 시, 시트벨트에 장착된 구동 모터가 시트벨트를 미리 당기거나 순간적으로 잡아당겨 승객을 좌석에 단단하게 잡아줌으로써 충돌 시 승객의 상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다. 수동적인 안전장치였던 벨트가 전자장치와 결합해 보다 능동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전방 차량 또는 물체와 충돌을 레이더를 통해 감지하고, ESP(차량자세제어장치)와 휠스피드 센서를 통해 차체의 흔들림, 속도 등의 값을 측정해 ECU에 전송하면 이를 ECU(전자제어장치)가 분석해 최종적으로 사고 위험 여부를 판단한다. 위험이 감지되면 시트벨트에 장착된 모터가 벨트를 팽팽하게 당겨줘 승객을 조기에 구속하거나 진동을 통해 사전에 경고한다.
자동차 주행 중에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안전벨트를 하고 있더라도 탑승자의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경우가 있다. 이를 서브마린 현상이라고 하는데, 액티브 시트벨트는 사고를 미리 예측해 능동적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탑승자를 시트에 더욱 단단하게 고정시켜줘 기존 시트벨트의 약점을 보강하고 더 안전하게 승객을 보호한다.
실제로 관련 업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액티브 시트벨트'를 적용하면 목 부위 상해는 약 60% 이상 개선되고 기타 상해는 최대 20% 가까이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