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 와이파이 확대에 나선다. 현재 1만2000여개인 공공 와이파이를 6만개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국에 깔려 있는 공공 와이파이 1만2000여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공공 와이파이 1.0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복지시설과 전통시장 등 서민·소외계층이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장소가 설치 대상이었다. 비용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통신사업자가 매칭펀드 방식으로 마련했다.
공공 와이파이 1.0 프로젝트 추진 당시 갈등도 있었다. 통신사업자는 자신들의 고유 수익 모델을 갉아 먹는 카니발라이제이션 사업에 비용까지 대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었다. 휴대폰 이용 패턴이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로 빠르게 변화하던 시점인 만큼 통신사업자로서는 데이터 비즈니스는 새로 떠오르는 좋은 수익 사업이기도 했다.
결국 통신사업자들은 국가 통신인프라 확충 및 서비스 확산 필요성에 공감해 정부의 요청에 수긍했고,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은 가계통신비 절감과 소외 계층 정보 격차 해소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가 추가 계획하고 있는 공공 와이파이 2.0 프로젝트 또한 통신사업자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2012년과 마찬가지로 공공 와이파이 확대가 달가울 리 없겠지만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이 강력히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참여는 불가피하다.
'공공장소에 이통 3사가 보유한 와이파이를 공용으로 개방하고, 그렇지 않은 공공장소는 정부와 지자체가 확대 구축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과도 맥을 같이한다.
통신업계는 공익 차원에서 공공 와이파이 확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도 사업자에게 무조건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 통신회선 이용료와 운영·유지보수는 통신사업자가 전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고정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소의 이용자 불편이 따르더라도 수익 사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