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나트륨의 일종인 '소다회'를 국산화한 OCI 창업주 송암(松巖) 이회림 회장이 지난 12일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개성에서 태어난 송암(1917~2007)은 화학산업의 기초 재료인 '소다회'를 국산화해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소다회는 유리, 섬유, 제지, 식품, 세제 등 생활필수품과 화학산업 분야의 필수적인 기초 소재다.
이 회장은 14세에 개성 '손창선 상점' 점원으로 취직했다. 1945년 8월 15 해방 직후에는 28세에 서울로 상경했다. 종로 포목 도매상인 이합상회와 무역상인 개풍상사를 열어 당시 수출실적 1, 2위를 기록했다. 회사를 잘 꾸려나가다 무역상으로만 인생을 보내기 아쉽단 생각에 1955년 대한탄광을 인수한다. 그 후 대한양회 설립(1956)에 이어 서울은행 창립(1959)에 동참한다.
이 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인 화학산업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고 국내에 없는 소다회를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1961년 5월 30일 일본 미쓰이물산, 센트럴글라스와 공장 건설을 위한 기술 용역을 체결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대로 강원도 삼척에 소다회 공장을 짓는 것은 무리였다. 주요 원료인 석회석을 조달하기는 쉽지만 대량으로 필요한 소금을 동해안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공장 입지를 재검토한 결과 인천을 선택하게 됐다.
이 회장은 인천시 남구 학익동 앞의 바다를 매립하고 80만평의 공단 부지를 조성했다. 직원들은 10만평만 하자고 했으나 이 회장은 80만평으로 결단을 내렸다. 소다회 공장을 준공(1968)하면서 당시 불모지와 다름없던 화학산업을 국내 최초로 개척했다. 이후 40여년간 이 회장은 무기화학, 정밀화학, 석유석탄화학 분야를 영위하며 오로지 화학산업에만 매진해 오늘날 재계 서열 24위의 한국의 대표적인 화학기업 OCI를 키워냈다.
올해는 이 회장 탄생 100주년 맞는 해다. OCI는 송암의 생애와 업적을 되새기고, '신용과 기업윤리를 목숨처럼 강조'한 송암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기념식을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졌다.
OCI는 송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달 13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OCI미술관에서는 기념전시 '그 집'전을 연다. 전시 내용은 조선 도자와 민화 등 이 회장이 애장하던 고미술품과 북한 유화 소장품, OCI미술관이 후원해 온 현대미술 작가 8명의 창작품 30여점이다. 또 송암 일생과 사진, 유품을 비롯해 전시작품을 소개한 기념북 '그 집으로의 초대'도 발간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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