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개방 요구···최대 사업자 KT '곤혹'

국내 최대 와이파이 자산을 보유한 KT가 접속지점(AP) 무료 개방 압박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년간 설비와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전국에 구축한 와이파이 인프라를 개방하면 고객서비스 차별점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정보통신기술(ICT) 소비자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은 16일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와이파이를 타사 고객에게 개방한 만큼 국민기업을 자부하는 KT 역시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지 5월 12일자 2면·5면 참조〉

녹소연은 정부가 6년째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진행하지만 주민센터, 전통시장 등 제한적 장소에만 시행해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 재원만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와이파이 접속지점(AP)는 약 40만개인 반면에 공공 와이파이 AP는 3만개에 불과하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와이파이를 개방했고 SK텔레콤도 13만여 AP 가운데 6만여개를 무료 개방했다.

연구원은 KT가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19만여개 AP를 보유해 개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KT는 난감한 입장이다. 국내 최대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데 이를 무료 개방하면 이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수년간 투자한 고유 자산을 무작정 개방하라고 하는 것은 민간기업 고유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더욱이 경쟁사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시청해야 하고 사용 시간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한다는 새정부 대선 공약에 발맞춰 와이파이 AP를 중장기적으로 5만~10만개 확대한다는 '공공 와이파이 2.0(가칭)'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마케팅 차별화 포인트인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전면 무료 개방하면 투자유인이 떨어져 결국 품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 체감 품질과 투자 및 운영 효율성 등을 감안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 상용와이파이 AP 현황(누적) (단위:개)

자료:녹색소비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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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