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공기청정기 무상 보급을 추진한다.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양로원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것이 골자다. 노후 화력발전소 셧다운에 이어 영유아와 노인을 대상으로 한 미세먼지 직접 대책이다.
16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정부가 미세먼지 취약 계층 대상의 무상 공기청정기 보급 정책을 추진한다. 미세먼지에 가장 취약한 영유아, 어린이, 노인을 보호하기 위한 미세먼지 직접 대책이다.
현재 세부 보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조만간 이를 확정,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한 자리에서도 “교실과 체육관마다 공기정화 장치를 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기청정기 무상 보급 대상은 미세먼지에 가장 취약한 전국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양로원 등이다. 예산은 정부가 일부를 보조하고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 간 정책 협의에 따라 연내 공급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는 순조롭게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노후 화력발전소 운영 중단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 공기청정기 설치는 피해 감축 현실 대책이다.
공기청정기 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국내 초등학교 학급 수는 약 12만개다. 유치원은 국공립과 사립을 합쳐 8850여개에 이르고, 학급 수는 4만개를 넘는다. 여기에 어린이집과 양로원 숫자를 더하면 최다 100만대에 이르는 공기청정기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140만~150만대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하는 셈이다.
공기청정기 업체 관계자는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로 현황을 파악한 뒤 공기청정기 설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국내 시장 규모로 볼 때 취약 계층 대상의 공기청정기 무상 보급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할 정도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WHO는 전 세계에 걸쳐 매년 170만명의 어린이가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 황사까지 겹치면서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졌고, 병원에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을 급격히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공기청정기 보급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미시 해결책”이라면서 “미세먼지 취약 계층이 있는 공간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예산은 각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