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했다. 피우진 육군 예비역 중령을 국가보훈처장,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각각 임명했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17일 문 대통령이 새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김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대선 캠프에서 재벌 개혁과 관련한 정책과 공약 입안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기업 지배구조 관행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분산시키고 새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중소기업 관계를 정립할 적임자로 김 교수를 지목했다”면서 “위기의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히 시장 경제 체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김 내정자가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하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대기업집단(일명 재벌) 감시를 대폭 강화, 경제계 전반에 걸쳐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정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조사국 부활, 전속 고발권 폐지 가능성도 짙다. 현재의 시장감시국을 조사국으로 확대 개편하고, 전속 고발권은 우회 방법을 통한 '사실상 폐지'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김 내정자는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3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함께 문재인 대선 캠프 산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 참여,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인 'J노믹스'를 설계하는 데 기여했다. 경북 구미 출신이며,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노사정위원회 경제개혁소위 책임전문위원,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인선 발표 후 “한국 경제 활력을 위해 시장 질서를 재확립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 신임 국가보훈처장은 대한민국 육군 최초 여성 헬리콥터 조종사다.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입후보했다. 2002년 유방암에 걸려 양쪽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고, 2006년에는 2급 장애 판정을 받아 같은 해 11월에 전역했지만 취소 소송을 통해 2008년에 복직했다.
김 신임 비서관은 행정고시(37회) 합격 후 총무처·문화체육부 사무관을 거쳐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 제1과장, 교육감사단장, 감사원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 감찰과 인사검증을 담당한다. 그간 검찰 출신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한 청와대 관행을 깼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