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전 경장이 십상시 문건, 즉 정윤회 문건에 대한 2차 증언을 내놓았다.
21일 방송된 JTBC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지난 3월에 이어 박관천 전 경장의 두 번째 증언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고리 3인방의 십장시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전 경장을 다시 만나 또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앞서 김기춘 실장이 지시해 문건을 작성해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문건 내용 보다 유출 경위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새 정부는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 재재조사를 천명했다. 이에 박관천 경장은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 2차 증언을 이어갔다.
박관천 경장은 새 정부의 정윤회 문건 재조사에 대해 “조사하신다고 했으니 조사를 하게 되면 안 밝혀지겠냐”고 운을 뗐다.
박 경정은 “커밍아웃을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했다. 이후 다니기 조심스럽다”며 “그 일이 고마운 거다. 마음에 위로가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검찰의 반응에 대해 박 경정은 “그 문건은 8가지 버전이 있다. 검찰에서 말씀하신 인적사항만 적혀 있는 건 최종 버전에 있는 것만 보고 말씀하신 것 같다. 다른 버전에는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어떤 국정 개입을 해 무엇을 잘못했는지. 권력 순위 1~3위가 왜 나왔는지 적혀 있다”고 말했다.
박 경정은 “내용이 민감하기 때문에 최종 보고서에는 상당히 톤 다운돼 나갔다. 이 내용은 역린이 될 수 있으니 민감하다. 그래서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버전에 담긴 최순실의 비리에 대해 “국정의 개입, 인사에 개입해서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준다는 것. 이권 개입과 인사개입에 대한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정윤회 보다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내포하고 있다. 나는 이제 앞으로 그것을 개입할 수 없지만 사정기관에서 개입해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과연 8가지 버전의 문건이 있는지 몰랐을까. 제작진은 단독으로 입수한 상고이유서에서 검찰은 “국가적, 사회적 혼란 상태를 불러올 만큼 파괴력이 있는 문서. 수사과정에 있던 문서 버전만 여러 개”라고 적혀 있다. 이는 문건이 여러 개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 경정은 “검찰이 8가지 버전을 다 갖고 있었다. 수사과정에서 다 보여줬다. 청와대로부터 협조해서 받았다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4개만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경정은 문건을 삭제했다. 그는 “청와대가 문건을 제출하려면 출력을 해야 한다. 출력하면 청와대 출력기 서버에 남게 된다. 8가지 문건이 서버에 남아 있다면 왜 검찰은 4개만 확보했다고 말했을까”며 청와대 서버는 앞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증거라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