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모양새다.
NH투자증권은 22일 'QV 글로벌 로보랩'을 출시했다. 인력 개입 없이도 로봇이 직접 금융상품을 자동 매매하고 자산을 재구성할 수 있다.
이 상품은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해외형 누적 수익률 1위를 기록한 'QV 글로벌 자산 배분'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이 알고리즘은 미국에 상장된 1800여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NH투자증권은 알고리즘 강화를 위해 지난 19일에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톰슨로이터 코리아, 애자일소다와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 시장 예측 모델 강화를 위해서다.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는 “이번 업무 제휴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의 기술 혁신을 금융투자와 직접 접목시키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고객 서비스를 혁신하고 차별화한 서비스로 더욱 안정된 수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테스트베드에서 검증받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랩'을 지난달에 선보였다. 이 상품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자산 배분 모델과 연동, 7~10개의 펀드 또는 ETF로 운용된다.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유망 국가를 선별하고, 펀드 선정은 마루투자자문과 협의해 이뤄진다.
대신증권도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고객까지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선보인 채팅로봇(챗봇) '벤자민'과 연계한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알고리즘을 활용한 금융상품 투자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전에도 어느 정도 수위에 올라 있었다”면서 “앞으로 빅데이터 활용부터 자산 재조정까지도 완전히 사람 손을 거치지 않는 금융투자 상품이 등장한다면 자산관리 시장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
류근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