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클로바를 스마트폰에 가장 먼저 적용한 이유는

클로바 로고<사진 네이버>
클로바 로고<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최근 라인과 공동 개발하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Clova)를 스마트폰 앱 형태로 처음 공개했다. 아마존 '에코'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 등 기존 기업이 스피커 형태 기기로 먼저 출시한 것과 차별화된다. 올여름께 AI 스피커 '웨이브(WAVE)'를 공개하지만 스마트폰 플랫폼을 중심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스마트폰 앱 '네이버-클로바'로 첫 시범 테스트에 나선 것은 AI 비서 역할을 하기에 모바일이 최적 플랫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집 안에서 최적 기기다. 하지만 집 밖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가족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화 서비스에도 어려움이 있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환경에서 활용 가능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실시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조사에 따르면 AI 비서 이용자 패턴 분석 결과 전체 93%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은 기능 고도화에도 유리하다. AI 비서는 이용자와 소통을 통해 누적되는 데이터와 형태를 분석해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 기반이다. 더 많고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스마트폰은 4000만명 이상 이용자 대상으로 테스트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반면 보급 단계인 스피커는 모수가 충분치 않을 우려가 있다. SK텔레콤 '누구'는 누적 10만대가 팔렸다. 축적되는 데이터 질을 고려했을 때에도 집 안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발생하는 질의어에 한계가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편의성, 이동성, 즉시성을 감안하면 AI 비서에 최적화된 기기가 스마트폰이라고 판단해 앱 형태를 먼저 출시하게 됐다”면서 “이용자 사용에 따라 학습하며 성장하는 AI 특성상 데이터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해 특정 운용체계(OS)나 단말기에 구애 받지 않는 모바일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앱 형태는 향후 스피커,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에도 핵심 역할을 한다.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 취임 뒤 미래 발전 방향으로 '생활환경지능'을 제시했다. 생활 속 다양한 공간과 상황을 인지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며 고정된 장소가 아닌 이동 맥락까지 고려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음성 비서는 스피커, 자동차, 웨어러블, 로봇 등 기기로 빠른 속도로 확장할 전망”이라면서 “추후에는 개별 기기가 독립적으로 제어되고 활동하겠지만 다양한 기기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중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