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벤처 투자 활성화 노력으로만 따지면 20년 역사가 쌓였다. 벤처에 대한 인식과 기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 어엿한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앞으로 벤처나 스타트업 지원 정책에 힘이 더 실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벤처·스타트업과 관련한 국민 친숙도 및 이미지, 창업 육성 정책, 성장 자금 지원 등은 풍부해지고 역할도 커졌지만 여전히 부진한 영역이 자금 회수다. 벤처펀드 자금회수 핵심 수단인 인수합병(M&A) 규모는 미국의 1%에 불과하다. M&A 규모 자체도 작지만 더욱 직접 어렵게 하는 것은 M&A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 시각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회수도 편의성에선 좋지만 투자자로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부담이 크다. 결국 M&A와 IPO를 다 포함하더라도 평균 7년이나 걸리는 자금 회수 기간이 우리나라 벤처 투자를 더 크지 못하게 막아 온 거대 장벽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네오플럭스가 인수한 하나금융투자의 'IMM 세컨더리 벤처펀드 1호' 지분 일부는 1년 만에 회수되는 기록을 남겼다. 지금까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지분을 싸게 처분하거나 구주 가치를 높게 산정해 인수자를 부담스럽게 만들지 않고 상호 이익을 남기며 성사됐다고 한다.
이 처럼 M&A나 IPO 이외 방식으로 자금을 원하는 시기에 회수할 수 있는 벤처펀드가 더 다양해지고 많아져야 한다. 성장사다리펀드나 모태펀드 등 공공 목적의 펀드가 선도해 주면 더 좋을 것이다. 국민연금 같은 대규모 기관투자자들이 힘을 보태는 정책 노력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회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정보가 더 널리 공개되고 다양한 목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컨더리펀드 운용사나 투자자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공식 기능이 있는 금융투자협회 등이 좀 더 역할을 늘리고, 공개 정보의 책임성과 활용성을 동시에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사설]벤처펀드 회수 방법 더 다양해져야 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5/955875_20170522163157_694_0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