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원인으로 꼽히며 세계 많은 나라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경유차 최대 시장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 지역에서는 경유차를 퇴출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경유차 점유율은 지속 상승했다 최근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휘발유차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는 이유로 세금 혜택을 받았지만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다량으로 뿜어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판매가 줄기 시작했다. 특히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던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의 영향이 컸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자동차 메이커가 포진한 독일에서는 지난달 경유차 판매가 급감했다. 4월 신규 경유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감소했으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내려앉았다. 독일 전체 신차 판매는 8% 줄었다. 휘발유 차량 판매는 비슷했으며 전기차는 늘기 시작했다. 독일 경유차가 인기를 잃은 것은 여러 지역에서 운행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EU는 지난 2월 디젤차로 인한 대기오염의 시정을 촉구하는 경고를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보냈다. 영국은 올 10월부터 도심의 혼잡 통행 구역에서 혼잡 통행료와 함께 노후 경유차에 대한 '독성 요금'을 징수하기로 했고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州) 주도인 슈투트가르트는 디젤 엔진의 배출 가스 규제 기준을 높인 '유로6'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유차 도시 내 운행을 금지하는 정책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경유·가솔린 차량을 전면 판매 금지하기로 했고, 독일·프랑스·스페인 등도 주요 도시에서 2025년부터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체 스웨덴 볼보는 새로운 디젤엔진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칸 사무엘손 최고경영자가 최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인터뷰에서 밝혔다. 볼보는 새로운 디젤 엔진을 개발하는 대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투자할 예정이다. 볼보의 첫 순수 전기차는 2019년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JP모건은 지난달 유럽에서 경유차가 현재 시장 50%를 점유하고 있지만 2020년까지 30%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