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인세 증세는 최후의 선택으로 후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프리존법 추진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아들의 병역 면탈과 탈세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박했지만 배우자의 위장전입 부분은 인정하며 사과했다.
이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의 법인세율 인상에 대한 질의에 “법인세 증세는 현 단계에서 생각하지 않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법인세율 인상 대신 비과세·감면의 축소·철폐로 복지 세원을 확보하면 일자리 창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런 고민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좀 과도하게, 또는 정치적 이유로 생긴 비과세·감면을 재검토해보고 철폐할 만한 것을 철폐해 세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한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선 “한번 당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며 “지금도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규제프리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 아들 병역 의혹과 탈세, 위장전입 등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아들이 지난 2001년 현역입대 판정 이후 어깨 탈구로 면제받은 과정을 거론하며 입대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 아프지만 다 낫고 가겠다고 입영연기를 신청해야 하는데 병역처분 변경서를 낸 것을 보면 입대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도 “이 후보자 아들의 증상인 '불안정성대관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병역) 면탈 방식으로 악용된다”면서 “정말로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병역 면제 판정을 2002년 받은 뒤 치료를 위해 노력했고 재신검을 마음속에 두고 있었는데 이듬해에는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수술을 했기에 재신검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 아들이 결혼 당시 얻은 아파트 전세금 조달 과정과 결혼 축의금 증여세 납부 여부 등도 질의 대상이 됐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세금 3억4000만원 중 아들이 부담한 1억원은 은행예금과 차량 매각대금, 축의금 등으로 충당했다는 후보자 측 답변에 전세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강남교육청 소속 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남구 논현동에서 실제 거주한 것이 맞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거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위장전입은 했지만 학교 배정은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 모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모친이 구입한 도곡동 아파트 시가는 2001년 1억7200만원이었으나 2005년 4억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모친은 전입신고를 했지만 실제 거주를 하지는 않았다.
이 후보자는 “동생에게 듣기로는 어머니를 모시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한사코 거부하셨다고 들었다. 그래서 빨리 팔라고 했고 관련해서 세금을 냈다. 그 일로 동생네 가족과 지금까지도 관계가 서먹해져 있다”고 해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