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마크롱, 기후변화협약 견해차만 재확인

유럽 순방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브뤼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미국 잔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견해차만 재확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테러와의 전쟁,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등 논의할 게 참 많다. 우리가 세계의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협정 탈퇴 방침의 재고를 요청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재검토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에게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에서도 파리협정은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성급한 결정은 없어야 한다. 파리협정의 전 지구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이를 지켜야 할 공동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 기후협정은 두 정상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중국이 지어낸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당선 후 파리협정 탈퇴를 공언해 왔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해 중국(약 25%)의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양자회동이 끝나고 백악관 측은 기후변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트럼프가 프랑스에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나토 집계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의 GDP 대비 국방지출은 1.8% 가량이다.

이날 두 정상이 나눈 6초간의 '강렬한 악수'도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끝내려고 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힘을 주고 흔들어 악수가 길어졌다. 긴장감마저 느껴진 두 정상의 이번 악수에 대해 외신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파리 기후협정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양측 간 입장차와 그에 따른 팽팽한 기싸움이 묻어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