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초고화질(UHD) 시대가 열린다. 2001년 디지털방송(DTV)이 도입된 지 16년 만의 새로운 방송 서비스다.
UHD란 울트라(Ultra) HD로, 풀(Full) HD보다 해상도 및 화소가 4배 높은 차세대 고화질 해상도를 말한다. 기존의 풀HD(1920×1080) 방송보다 4배 이상 섬세하고 선명한 4K UHD(3840×2160) 화질로 현장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약 200만화소인 HD와 달리 UHD 4K는 약 830만화소를 구현한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지난해부터 UHD 시험방송을 하면서 본방송을 준비했다. SBS와 MBC는 지난해 12월, KBS는 올해 2월부터 각각 UHD 시험방송을 송출했다.
31일 시작되는 UHD 방송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다.
7월로 예정된 지상파 UHD 2단계 허가가 이뤄지면 12월부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광역시권과 평창·강릉 일원 등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지역에서도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2020~2021년에는 전국 시·도·군 지역까지 확대된다.
UHD방송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실내에서도 안테나를 통해 방송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신감이 좋아진다. UHD 방송은 방송사가 하나의 주파수로 권역 내 모든 송·중계소를 구성할 수 있다. 수도권 내 한 방송사의 모든 송신 시설이 동시에 동일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신호 세기가 높아지면서 수신이 잘되는 구조다.
가전사가 TV 제조 단계에서 안테나를 내장하거나 설치 기사가 번들형 안테나를 장착하면 TV를 켜자마자 시청이 곧바로 가능하다. 옥내·외 안테나를 구매해서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이다.
둘째 지상파 UHD는 '재난 정보 긴급 알람' 기능을 탑재했다. 긴급 재난·재해 발생 시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지역 주민이나 전 국민에게 동시에 알릴 수 있도록 '긴급 재난 방송 시스템(EWS)'이 설계됐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우면산 사태, 세월호 침몰, 경주 지진 등 대형 사고나 재난 시 통신망 불통으로 국민은 위험에 노출돼 왔다”면서 “TV나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다 하더라도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켜지면서 긴급 재난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TV 웨이크업(TV를 강제로 켜는 시그널링)'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UHD 방송으로 TV에 인터넷이 연결되면 IP 방식의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지상파는 연내 IP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시청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VoD 서비스가 제공된다. 시청자는 TV와 스마트폰 화면을 연결해서 시청할 수 있다. 시청자가 유튜브나 포털 사이트 등에서 방송 동영상이나 짧은 클립 등을 검색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지상파 방송사는 TV 방송을 일종의 '홈포털'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홈포털은 인터넷동영상TV(OTT) 서비스에다 지상파 방송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장면 검색 서비스' '뉴스 포털 서비스' 등을 결합하는 구조다. 현재 본방송 개국 시기에 맞춰 '홈포털 1.0' 개발을 완료했고,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홈포털 2.0'을 개발하고 있다.
홈포털 2.0에서는 실시간 방송과 실시간 뉴스 서비스 외에도 드라마, 음식, 패션, 스포츠 등 시청자가 접근하기 쉽게 장르와 주제별로 분류된 콘텐츠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스포츠를 선택하면 지상파 방송사와 각 계열사가 보유한 다양한 스포츠 영상을 개인 선호도, 실시간 인기도 등을 고려해서 추천된 콘텐츠가 나열한다.
이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방송은 시청자가 원하는 종목의 경기를 정규 편성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하거나 다양한 경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송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최종 목표는 2027년까지 UHD로 전환하는 것이다.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을 법으로 정해 의무화했듯 'UHD 특별법'을 제정, 완전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UHD TV 보급이 보편화되는 등 기본 수신 환경이 갖춰지면 UHD 공시청망 도입, 확산을 위한 지원, 홍보 등 단계별 정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