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웹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를 미국에 우선 출시한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협력을 강화,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와 연동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을 적용한 스마트 냉장고는 국내에 먼저 출시하는 등 시장 맞춤형 '투트랙' 판매 전략을 추진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웹 OS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를 미국 시장에, MS 윈도 10을 적용한 냉장고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출시 국가에 따라 제품 모델이 일부 바뀔 수 있지만 OS를 구분해서 시장에 선보이는 건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웹 OS를 탑재한 냉장고가 아마존과 연동된 기능이 많다보니 미국 시장 반응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국내는 익숙한 OS 환경인 윈도로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려 전략”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1월 독자 OS인 웹 OS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를 공개했다.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냉장고 화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다. 대표적인 기능이 아마존 프레시다.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를 냉장고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음성으로 식료품 배달을 요청하면 '냉장고-알렉사-아마존 프레시 서비스'까지 연계해 집에서 식료품을 받을 수 있다.
웹 OS 냉장고를 미국에 우선 출시하는 건 아마존과 협업 모델을 테스트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 반응을 살핀 후 스마트 냉장고에서 구현할 수 있는 추가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유리하다. 미국에서 아마존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웹 OS 앱과 콘텐츠 자체를 현지에 최적화할 수 있다.
아마존과 협력해 미국 홈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양한 아마존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시장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아마존도 웹 OS 스마트냉장고 출시 당시 “가전과 IT시장을 선도하는 두 회사가 차별화된 솔루션을 선보인다”면서 “향후 파트너십을 강화해 스마트홈 미래를 그려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S 윈도10을 적용한 스마트 냉장고를 국내 먼저 출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해 공개한 윈도10 탑재 스마트 냉장고는 제품을 통해 여러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국내 사용자에게 익숙한 OS와 사용자환경(UI)을 적용했기 때문에 시장 수요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시장 반응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도 적합하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오픈 플랫폼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게 큰 방향”라며 “시장에서 관심있는 기술과 서비스에 따라 판매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