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7 디스플레이위크 기간에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첫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 논문이 발표된 것을 기념하는 30주년 세미나였다.
'OLED 아버지'로 불리는 칭 탕(중국명 텅칭윈) 박사와 스티븐 반 슬레이크 박사의 세계 최초 논문을 비롯해 화이트 OLED, 인광 OLED 재료, 저온폴리실리콘(LTPS) OLED를 처음 연구할 당시의 상황 및 성능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필요한 연구를 짚어 보는 자리였다. 30년 동안 OLED 연구가 어떻게 발전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의 상용화 노력과 첫 OLED 제품 역사 등에 대해 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발표가 이어졌다.
OLED 상용화는 한국 기업이 주도했지만 첫 연구는 미국 코닥이 시작했다. 화이트 OLED 연구 역시 일본 대학에서 출발했다. 첫 OLED 상용 제품은 수동형(PM) OLED 방식으로 일본 파이오니아가 만든 자동차용 FM수신기다. 초기 OLED 재료 연구에 뛰어든 교수진이 창업한 미국 유니버셜디스플레이(UDC)는 현재 세계 OLED 핵심 원천 특허 대부분을 보유한, 파급력이 가장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중심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이동시키고,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영역을 확대한 것은 모두 한국 기업의 상용화 노력이 주효했다.
아직도 OLED 성능을 개선하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가 미국과 일본에서 활발하다. OLED 상용화 역사가 아직 길지 않은 만큼 발전 여지가 크다. 그만큼 시장 변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이 OLED를 상용화한지 10년째다.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역사 50년에 비춰 보면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OLED 상용화 초기 시장을 주도한 한국이 앞으로의 30년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블루 인광재료의 효율성과 수명 향상, 플렉시블 특성 개선, 새로운 디스플레이 소재와 구동 방식 개발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과정에서 원천 기술과 핵심 특허를 확보하는 노력이 한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길 기대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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