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부품 선도 도시, 광주] 윤장현 광주시장 “친환경 자동차산업 육성으로 경제민주화 이루겠다”

“광주가 호남 홀대론에서 벗어나 따스하고 당당한 도시가 됐으면 합니다. 자동차 산업에는 저의 이러한 열정과 꿈이 담겨 있습니다.”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자동차 산업은 숙명과도 같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인 1997년 아시아자동차의 부도로 2000여명의 근로자가 해고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동차가 아니면 광주에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윤 시장은 '아시아 자동차 살리기 범시민운동본부'를 꾸려 지역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다. 이후 15년 동안 기아자동차 경영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노사 중재를 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안과 의사이던 윤 시장이 지역 경영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였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친환경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고 사회적 대통합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해 가겠다”고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친환경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고 사회적 대통합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해 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시장 후보 시절에 자동차 도시인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낮은 임금으로 고용을 늘리는 '아우토 5000 모델'을 살펴본 그는 자동차 산업 육성과 연계한 '광주형 일자리'를 공약으로 제시,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윤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자동차산업과를 신설, 자동차 산업 육성 사업에 착수했다. 처음 프로젝트명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및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었다.

윤 시장은 “국내 업체 대부분이 해외로 나가는 상황에서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부정 시각이 많았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정부와 국회, 기업, 노동조합 등을 찾아다니면서 자동차 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회고했다.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2014년 7월 국비 지원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예타 민간검토위원회 내부 검토회의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윤 시장은 사업 취지와 당위성을 호소한 끝에 예타 대상사업 사전심의위원회에서 상위 순위그룹으로 재평가받아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수 있었다.

정부 지원을 기대한 윤 시장은 현대·기아차 사측과 노조뿐만 아니라 테슬라, 마힌드라 등 세계 27개 완성차업체에 편지를 보내 투자를 요청했다. 중국 주룽자동차와의 투자유치 양해각서(MOU) 체결, 인도 마힌드라사와의 투자유치 논의 성과로 이어졌다.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기아차 광주노조의 100만대 사업 지지도 끌어냈다.

그러나 2015년 11월 예타 통과를 앞둔 시점에 기재부의 예타 보완 결정이 내려졌다. 사실상 2016년 국비 확보가 무산될 상황이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카세어링 사업 확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라면서 "“새 정부 출범으로 친환경 자동차 육성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카세어링 사업 확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라면서 "“새 정부 출범으로 친환경 자동차 육성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솔직히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정부가 광주형 일자리의 정성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각계각층을 찾아다니며 다시 설득 작업을 벌인 끝에 국비 3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예타 통과를 위해 57일 동안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하는 뜨거운 열망을 보여 줬다”면서 “1년 6개월 인고의 시간이 흐른 2016년 7월에 자동차 분야 예타 사업으로는 찾아보기 어려운 총사업비 3030억원 규모의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모든 절차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가 예타 사업을 조사하는 도중 개정된 지침을 소급 적용, 국비 지원을 축소하려고 한 것이다.

윤 시장은 지방재정 여건 상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정부 방침을 완강히 거부하며 예타 통과안인 67%의 국비 지원을 지켜내기 위해 뚝심으로 버텼다. 동시에 사업 항목별로 치밀한 논리를 개발, 지침을 준수하면서 국비를 최대한 증액시킬 수 있는 방안을 줄기차게 제시했다. 강경한 정부 부처를 설득한 끝에 2016년 말 최종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윤 시장은 “사업 목적에 맞게 '친환경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으로 바꿔 올해 초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면서 “빛그린산단을 자동차전용산단으로 용도를 변경, 2021년까지 친환경차 육성 산업기반 마련 및 지역 부품기업 육성을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시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국 칭화대와 자동차 포럼을 개최하고, 유럽의 최고 자동차연구기관인 영국 호리바미라와 손잡고 세계 친환경차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 교류 및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정부 시범 사업으로 선정된 수소·전기차 융·복합 카셰어링 발대식도 개최했다. 2020년까지 300대를 운영, 친환경차 보급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4월 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주최하는 '2017 고객감동 브랜드 지수' 도시브랜드 부문에서 '친환경차 선도 도시'가 영예의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윤 시장은 “카세어링 사업이 확대될 경우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는 소유가 아닌 공유의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기차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스마트 시티' 조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사와 임금 문제가 해결되면 광주는 경제 민주화에도 도전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해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사회 대통합 추진에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 시장은 “이제 광주가 친환경자동차 선도 도시임에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면서 “새 정부 출범으로 '미래형 자동차 전장부품 생산 기반 조성'이 꿈이 아닌 현실로 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광주 친환경차 부품클러스터 조성 사업 개요>


광주 친환경차 부품클러스터 조성 사업 개요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