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반려동물 용품 시장을 넘어 다양한 가전제품이 등장하고,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농협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연평균 25%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 2015년 1조8000억원, 2016년 2조3000억원 등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2020년에는 5조8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대응도 적극이다. 반려동물 전용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반려동물용 브랜드를 론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곳도 있다.
반려동물 대표 가전은 공기청정기다. 실내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먼지, 털 등의 효율 제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에서 공기청정기의 사용이 늘면서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도 등장했다.
위닉스는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위닉스 펫'을 올해 선보였다. 이 제품은 반려동물을 기를 때 가장 고민인 '털 날림'에 최적화된 '펫 전용 필터'를 갖췄다. 반려동물의 털뿐만 아니라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99.9% 걸러 준다. 내장된 스마트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실내 공기 오염도를 종합 분석·감지하고, 감지한 오염도에 따라 4단계 색상으로 보여 줘 공기 관리를 직관으로 할 수 있다. 플라즈마웨이브(산소이온 발생 장치)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살모넬라균,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등을 99.9% 제균해 준다.
IoT 기술도 적용됐다. 스마트홈 기능을 통해 보호자 외출 시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원격 제어한다.
신일산업은 펫 전용 브랜드를 론칭했다. 신일산업은 지난달 말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7 대구 펫쇼'에 참가, 펫 가전 브랜드 '퍼비(Furby)'를 론칭했다.
신일산업은 펫 전용 배변훈련기, 고데기(일반/적외선), 하이브리드 공기청정 온풍기(기계식/전자식), 발광다이오드(LED) 브러시를 전시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패드 방식의 '배변훈련기'는 반려동물이 제품 패드에 배변할 경우 펫캠이 이를 감지, 간식을 제공한다. 사람이 아닌 기기가 올바른 배변 활동과 습관을 독려한다. 배변 이후 패드는 자동 교체되는 등 위생성도 갖췄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펫팸족이 증가하고 있어 펫 가전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반려동물과 보호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해당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기르도록 돕는 의료기기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4억달러 규모이던 세계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은 2021년에 50% 이상 성장한 6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도 반려동물 의료기기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대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대형 의료 유통업체 헨리샤인과 손잡고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혈액으로 각종 질환을 진단하는 동물용 혈액검사기(체외진단기) 'PT10V'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간과 신장 기능, 대사질환 등 최대 13개 항목을 10분 이내에 검사한다.
반려동물 전용 서비스도 인기다.
SK텔레콤은 고객이 반려동물의 실시간 위치와 활동량을 점검하고 사료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 'T펫'을 서비스한다. T펫은 위성항법장치(GPS)와 활동량 측정 센서를 탑재한 기기, 전용 요금제, 특화 서비스로 구성했다. 고객은 T펫을 통해 반려동물 위치 확인, 활동량 및 휴식량 분석, 산책 도우미를 비롯해 반려동물에게 음성 메시지 발송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사료비용 절약 혜택도 특징이다.
반려동물 전용 TV 채널도 주목된다. 특히 반려동물을 기르는 1~2인 가구에서 출근 후 혼자 있는 동물을 위한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CJ헬로비전은 도그TV 채널을 유료로 방송한다. 도그TV는 힐링,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시청각 자극, 사회성을 위한 외부 노출 기능 등 세 가지로 구성했다. 힐링은 집에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에게서 나타나는 분리 불안증 및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시청각 자극 프로그램은 개의 눈높이에 맞춘 카메라 시점과 개들이 좋아하는 소리 및 주파수로 외부 자극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 준다. 사회성 제고는 사회성이 부족한 개들이 새로운 외부 환경에 놓였을 때 스트레스 없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