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등교시간 늦추면 학업성적 향상 효과”

중·고등학생 등교시간을 늦추면 오히려 학업성적이 오르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학술지 '인적자원(JHR)'에 실린 '수업 시작시간이 아동·사춘기 학생 학업에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에 따르면 등교 시간이 한 시간 늦춰질 경우 수학과 읽기 성적이 향상된다. 특히 수학은 성적 향상 효과가 고학년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아동기일 땐 수학 0.01 표준편차, 읽기 0.06 표준편차만큼 성적이 올랐다. 사춘기를 겪는 시기인 여학생 11세, 남학생 13세 때는 수학 성적 향상 효과가 0.08 표준편차로 커졌다. 읽기 성적 향상 효과는 아동기 때 0.06 표준편차와 같았다.

“중·고등학생 등교시간 늦추면 학업성적 향상 효과”

반면 등교 시간을 늦춰도 결석에는 별로 영향이 없었다. 성적 향상 효과가 단순히 학교 수업에 더 많이 출석한 결과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잠에서 깬 후 수업 시작 전까지 충분한 태양빛을 받았기 때문에 집중도가 향상됐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성정 향상 효과가 지속될 것이란 의문에도 해답은 있었다. 읽기와 달리 고학년 수학 성적 향상은 대부분 해당 학년 전체 기간에 걸친 누적된 일광 효과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학교 시험 시기 변화와 태양빛 등 변수를 고려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현상은 사춘기엔 멜라토닌 분비 시간이 늦춰지기 때문이다. 적어도 오전 8시까지 자는 게 집중도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피글리오 미국 노스웨스턴대 정책조사연구소(IPR) 소장은 “눈꺼풀 밖 조도가 멜라토닌 분비, 집중감이나 피로감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멜라토닌 야간 생산 시간대가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수 시간 늦춰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소아과학회(AAP)에서도 청소년은 최소 오전 8시까지는 수면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