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첫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은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평편한 화면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OLED 도입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처럼 끝이 둥근 '에지' 디자인이 도입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삼성전자 갤럭시와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스마트폰 전면을 화면으로 가득 채우는 동시에 테두리가 거의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위해 카메라를 감싸는 모양으로 디스플레이가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 첫 OLED는 '평면'
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이 자사 아이폰에 처음 도입하는 OLED 디스플레이를 평면으로 결정했다. 구부러지거나 접히는 곳 없이 화면 전체가 평편한 디자인이다.
패널 자체는 유연한 소재로 개발됐다. 폴리이미드(PI)라는 플라스틱 소재를 OLED 기판으로 사용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8처럼 화면을 구부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애플은 곡면을 택하지 않았다. 애플은 당초 곡면 디자인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개발도 이뤄졌다. 그러나 최종 디자인 확정에서 곡면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90도가 안 되는 현재의 곡률(구부러진 정도)로는 애플리케이션(앱) 구동 등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때문에 첫 OLED 아이폰에는 곡면이 아닌 평편한 OLED 패널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애플 사정에 정통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플랫한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곡면'이 공식처럼 여겨졌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이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삼성전자가 좌우 양쪽 화면이 구부러진 제품을 내놓은 영향이 크다. 이에 애플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유사한 곡면 화면으로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애플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사용 목적을 다른 데 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기판으로 유리가 아닌 폴리이미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벼우면서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애플이 이 점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를 가볍게 만들어서 스마트폰 전체 무게를 줄이고, 얇아진 패널로 내부 공간을 확보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평면이지만 직사각형 아니다'
애플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쓴 또 다른 이유는 전에 없던 화면 모양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아이폰 OLED는 전면 카메라부를 감싸는 형태를 띠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직사각형이 아닌 디스플레이 상단 중앙부가 움푹하게 들어간 모양이다.
이는 PI 기반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기 때문에 가능한 디자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리지드 디스플레이, 즉 유리를 기판으로 사용하는 경우 깨지기가 쉬워서 특별한 모양으로 가공하기 어렵다.
아이폰용 OLED는 그러면서 스마트폰 전면을 가득 채운다. 디스플레이 주변 테두리, 즉 베젤을 최소화하는 시도다. 전면 카메라 부분까지 디스플레이가 감싸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어떤 스마트폰보다 베젤리스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베젤을 없애고 화면을 키우면서 지금까지 아이폰 하단에 배치돼 있던 실물 홈버튼은 OLED 아이폰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일본 니샤프린팅이 OLED 아이폰에 들어갈 터치 센서를 맡는 점을 아이폰 OLED가 평면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고 있다.
니샤는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앞뒷면에 각각 X축과 Y축 센서를 패터닝하는 기술을 핵심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곡면이 아닌 평면 터치에 최적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폰에 탑재되는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다. 이달 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한국에서 패널을 생산한 후 베트남에서 경연성회로기판(RF PCB), 터치센서, 등을 연결하는 모듈화를 진행한다.
애플이 아이폰에는 OLED가 처음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나 카메라 모듈과 같은 다른 부품들보다 디스플레이가 먼저 만들어진다.
OLED 수율 우려가 제기됐지만 현재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려서 아이폰 출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