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효과음을 진동으로 실시간 전환해 주는 리얼햅틱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빠르게 전개되는 게임이나 영화의 효과음을 곧바로 진동으로 느끼는 입체 촉각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햅틱 기술은 진동 구현에 딜레이가 발생, 효과음을 실시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진동모터 개발 전문 업체인 에이피이(대표 김정훈)는 영상 효과음을 실시간 진동으로 전환해 주는 리얼 햅틱 기술과 이를 적용한 압전 엑추에이터를 개발, 하반기에 이를 탑재한 모바일 게임용 크레이들(거치대)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햅틱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 사용하는 진동 기술이다. 음성이나 폭발음, 총소리 등을 진동으로 표현해 현장감을 손으로 느끼도록 해 준다.

스마트폰에는 리니어 모터 타입의 엑추에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응답 속도가 50~70밀리초(㎳, 1000분의 1초) 수준이어서 매우 짧고, 연속된 효과음을 진동으로 전환시키는데 딜레이가 발생해 현장감이 떨어진다.
에이피이가 개발한 압전 엑추에이터는 아이폰용 탭틱 엔진에 비해 크기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면서 응답 속도는 2~15㎳에 불과하다.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반응 속도다. 진동 세기는 1~3G에서 변화를 줄 수 있다.
진동 대역폭도 50~500㎐로, 기존의 리니어 모터(175~200㎐)에 비해 섬세하고 다양한 진동 효과를 낼 수 있다.
엑추에이터 핵심 소재로 자체 개발한 압전 세라믹을 사용, 저전류(70mAh)로 구동한다. 영상과 소리 위치에 따라 진동이 이동하는 입체 햅틱 기능도 구현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프로그래밍 없이도 소리와 터치 신호를 소스로 압전 엑추에이터를 구동하는 간단한 방식이어서 활용하기에도 쉽다.
에이피이는 이 기술을 탑재한 리얼 햅틱 크레이들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크레이들은 일반 휴대폰 케이스 형태로 제작, 휴대폰 뒷면에 장착해 사용하도록 했다. 별도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장하고 양쪽에 각각 압전 엑추에이터를 탑재, 양손으로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게임에서 나오는 수만가지 소리와 움직임을 다양한 진동으로 표현, 생동감 있는 촉각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제품은 모바일게임용으로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과 대만에서는 이미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인도와 중국에는 특허 출원을 하고 있다.
김정훈 대표는 “4년 전에도 HD 햅틱을 개발했지만 진동체만 압전 엑추에이터를 사용한 것이어서 햅틱 표현이 다양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압전 엑추에이터를 장착한 리얼 햅틱 크레이들은 게임 고유의 음향을 촉각으로 제공, 사용자가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