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본격 거론하기 시작했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의회 증언대에 오르면서다.
신문·방송·온라인 매체는 코미 전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8일(현지시간) 코미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진실공방이 본격화됐다고 다뤘다.
이날 코미는 다섯 번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백악관은 모든 내용을 부인했다.
코미가 모두 증언에서 “이런(Lordy), 테이프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 대목과 맞물려 '거짓말 전쟁'으로 팽팽하게 맞선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할 결정적 증거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코미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전면 부인을 하면서 사태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코미가 제기한 수사중단 등 외압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CNN은 평론가 좌담에서 “검사와 사법기관은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를 주제로 다뤘다. CNN에 출연한 한 평론가는 “일반시민이라면 사법방해죄는 범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하지만, 대상이 대통령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사법방해는 독립(stand-alone) 혐의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미의 증언을 인터넷 생중계 코너(라이브 브리핑)로 만들어 인터넷판 헤드라인으로 장식한 뒤 “의심할 여지없이, 거짓(Lies, plain and simple)”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NYT는 '코미가 체스 게임을 시작했다'는 분석 기사에서 “대통령이 불법적 의도를 갖고 FBI 국장에게 특정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면 당연히 그 점은 사법방해로 불린다”고 해석한 뒤 “법률적으로 회색지대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코미가 “대통령이 내게 (플린에 대한 수사를 하지 못하게)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한 점을 헤드라인으로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미의 증언은 러시아가 미국 정치를 방해하려는 것에 대한 그의 우려와 그런 행동을 조사하는 데 있어 법무부의 무능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전국지 USA투데이는 코미가 강경한 태도(hardball)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하는 한편 향후 논점이 사법방해로 볼 수 있느냐로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NBC 방송은 '코미의 행동은 다분히 보복이었다'는 보수파 논조를 전하면서 기밀대화 유출 의혹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