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기적의 약', 치료효과 과학적 증거 없다"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바이러스 직접 작용 제제(DAA)' 계열 약이 실제 예방·치료 효과에 있어 과학적 타당한 증거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국제 권위를 지닌 비영리 의학전문가 그룹 '코크런연합(The Cochrane Collaboration·CC)'이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소발디'를 비롯한 DAA 계열 약은 환자 1명당 12주 복용 가격이 수천만원대로 알려졌다. 일부는 8000만원이 넘는다.

그러나 CC 간장질환 전문가 그룹은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입증할 타당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냈다. 이들은 제약회사가 당국 판매 승인을 얻기 위해 시행한 모든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미 발표되거나 비공개된 임상시험 결과 138건을 모두 모았으며, 시험대상자 수는 총 2만5000여 명에 달하지만 모두 제약회사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며 따라서 내용이 '편향될 위험성이 높아' 이를 철저하게 재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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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C형간염 질환 여러 증상에 DAA약이 실제 듣는다는 증거는 매우 적었다”며 “이 약 복용자와 가짜약(플래시보) 복용자 두 그룹 모두 사망자가 드물었기 때문에 이 약 예방 및 사망 감소 효과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12주 복용 후 혈액 속 간염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것으로는 보이지만 이후 실제 간염 합병증 등을 예방하거나 목숨을 구하는 치료 증거는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DAA 약물로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타당한 증거의 부족과 환자에게 잠재적으로 해로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약사는 이에 대해 반박했다. DAA C형간염 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회사 중 하나인 애브비는 “우리는 코크레인 이번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C형 간염 치료효과는 12주 복용 후 혈액 속 바이러스 유무로 정의된다. 예컨대 영국의 경우 우리 약이 듣지 않은 환자는 1%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제약회사 길리어드는 “C형간염 치료의 우선 목표는 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해 감염증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CC 측 연구팀은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SVR)이 최종적 치료 효과를 평가·결정하는 대리지표”라고 재반박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