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디지털라이제이션 부작용?...씨티은행의 추락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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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의 일방적 디지털 변혁(디지털라이제이션) 전략이 내외부 반발에 부딪혔다. 도화선이 된 점포 통폐합 갈등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인력 재배치 문제까지 확대됐다.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금융 인력 재배치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오프라인 지점 100여개를 25개로 축소를 진행하면서 노사 간 민·형사 소송전까지 발생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씨티은행 인사부 직원이 노조 여간부를 폭행해 노동청에 고발장이 접수되는 등 양측 간 업무방해 고소전과 함께 법적 다툼이 복잡해졌다.

뱅크런 우려도 나타났다. 점포 통폐합 발표후 약 두달간 8000명 이상 고객이 줄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금액으로는 4000억원 이상이 출금됐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전통 지점에 배치된 수천명의 고용인력을 어떻게 재분배하는가의 문제다.

현재 씨티은행 측은 점포 통폐합 이슈를 차세대 소비금융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 등 비대면 업무 채널에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어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점이 통폐합되면 당장 800여명의 직원이 자리를 옮겨야 한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일선 정규직 인력을 콜센터에 배치하는 것”이라며 “이는 일종의 대기발령과 다를바 없다”고 맞섰다.

극한의 갈등을 겪고 있지만, 씨티은행은 이번 주 새로운 인터넷뱅킹 서비스 출시 간담회까지 열 방침이어서, 노사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 노사 갈등을 너머, 4차 금융혁명에 대비한 인력 배치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며 “금융권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씨티은행은 지난 2014년 희망퇴직을 통해 650명을 구조조정하고, 2015년에는 씨티캐피탈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했다. 지난해엔 서울 중구 본점 사옥 매각을 시도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