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석탄생산량이 사상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P가 최근 발표한 세계에너지 생산통계에 따르면 2016년 세계 석탄생산량은 전년 대비 6.2% 감소한 36억5640만t(원유환산)으로 사상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의 감소폭은 이보다 훨씬 높은 19%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에너지인 천연가스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산업 부활을 기대하며 지구온난화 대책인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는 등 석탄산업 지원을 공언하고 있지만, 역풍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스펜서 딜 B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계 발표 자리에서 “불과 4년 전만 해도 석탄은 세계 에너지 수요증가의 가장 큰 몫을 차지했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석탄 생산감소 속도는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침은 있겠지만, 석탄 수요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탄 생산량은 작년까지 3년간 내리 감소했다. 석유와 가스,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1차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석탄의 비중도 28.1%로 2004년 이후 가장 낮았다. 소비 측면의 감소도 뚜렷하다. 세계 석탄소비량은 전년 대비 1.7% 줄어든 37억3200만t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을 공언한 미국의 석탄소비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다. 미국은 세계 석탄생산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주요 생산국 중 소비감소 폭이 8.8%로 가장 컸다. 최근 10년 새 40% 가까이 줄었다. 석탄소비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셰일 가스다. 2000년대부터 기술발전으로 양산이 이뤄지면서 가스 가격이 낮아졌다. 미국의 지난해 천연가스 소비량은 7억1630만 석유환산t으로 10년 새 20%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폐기하기로 한 영국의 석탄소비가 절반으로 줄었다. 독일은 4% 넘게 감소해 3년 연속 줄었다.
신흥국이 석탄수요를 계속 지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바뀌었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도 작년에 1.6% 줄어든 18억8760만t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과잉생산을 억제한 영향이다.
세계 2위 소비국인 인도의 작년 소비량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4억1190만t에 달한 것이 도드라지지만, 중국의 소비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여타 국가들은 협정준수를 다짐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온난화 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산업에 대한 역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