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꼼수 마케팅 시대는 지났다

[기자수첩]꼼수 마케팅 시대는 지났다

평소 관심이 있던 운동화를 구매하기 위해 포털에서 최저가를 검색했다. 검색 결과 리스트 상품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온라인 쇼핑 채널을 택해 접속했다. 색상과 크기를 고르려는 순간 '+1만원'이 눈에 들어왔다. 이른바 '옵션 가격'이다. '낚였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인터넷쇼핑을 하다 보면 화면에 노출된 상품 외에 별도 조건이나 상품을 선택하면 추가 요금을 더하는 행태가 빈번하다. 특정 상품의 카테고리에 접속하면 인기 색상이나 디자인 모델에 추가 금액을 붙인다. 심지어 수십만원대 상품을 1만원대에 판매한다고 내세우면서 차액만큼 배송비를 높이는 판매자도 있다. 소비자들이 입을 모아 꼼수 또는 상술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주요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10여년 전부터 옵션 가격을 모객 마케팅 핵심 수단으로 활용했다. 실제로 상품을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특성을 감안, 가격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폈다. 가격에 민감한 온라인 쇼핑 고객은 함정에 빠지기 쉽다.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올해 사상 최대인 70조원 이상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대중화하면서 소비자가 폭증한 덕이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 판매자 대부분의 모객 전략은 시장 초기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자가 더 쉽게, 더 간편하게 더 신뢰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G마켓과 옥션에서 '옵션가격'을 단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화면에 노출된 가격대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원 아이템, 원 리스트'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G9에 이어 3개 운영 채널에서 모두 옵션가격을 없앴다. 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의 서비스 고도화 행보는 앞으로 경쟁사의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 사업자가 단순히 '표면 상 최저가'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은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위협할만큼 성장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이 지속되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한 쇼핑 서비스가 요구된다. 꼼수 마케팅에서 벗어나 장기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똑똑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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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