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향후 주력 전기차 '모델S' 75D·100D 등 라인업을 늘린다. 슈퍼차저(급속충전소)를 확대하면서 한국 전기차 시장 대응을 강화한다. 다만 부족한 서비스인프라, 보조금 미확보, 가정용 충전기 문제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테슬라코리아(대표 김진정)는 20일 서울 등촌동 서비스센터에서 '모델S 90D' 1호차를 전달하면서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행사는 사전계약 고객 등 100여명만 초청,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존 맥닐 테슬라 글로벌 세일즈&서비스 부문 대표가 참석했다.
존 맥닐 대표는 “모델S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를 출시해 한국에 새로운 전기차 바람을 일으키고, 성공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존 맥닐 대표는 행사 참석에 앞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만나 제주 진출에 대해 논의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환경부 등 부처 고위 인사들과도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테슬라코리아 국내 고객 인도 차량은 모델S 90D 단일 차종이다. 모델S 90D는 국내 환경부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78㎞에 달하는 장거리 전기차다. 판매가격은 1억2100만원부터 옵션에 따라 1억3560만원이다.
테슬라코리아는 모델S 고객 인도와 함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오토파일럿'과 'LTE 통신' 기능도 활성화했다. 그간 운영한 시승 차량은 두 기능이 비활성화된 상태였다. 오토파일럿은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과 전방충돌경고기능(FCWS) 등이 포함돼, 교통상황에 맞춰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 변경 등 주행이 가능하다.
김진정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모델S 라인업 확대와 모델X 국내 출시 등을 통해 테슬라 한국법인을 테슬라 내에서 5위 안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테슬라코리아는 앞서 슈퍼차저(급속충전소)를 오픈하고 판매장과 서비스센터도 신축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지하에 설치된 슈퍼차저 국내 1호가 문을 연데 이어 서울 종로 그랑서울과 충남 천안 테딘 패밀리 리조트,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에 구축된 슈퍼차저는 이달 1일부터 가동됐다.
현재 전국 슈퍼차저 6곳, 데스티네이션차저 61곳을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는 전국 각지에 총 14곳의 슈퍼차저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평가 대상'에서 불합격했다. 환경부 고시인 전기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은 완속충전기(7㎾h) 기준 10시간 내 완전 충전되는 전기차에만 국가 보조금(14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지원금(300만~8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모델S 90D는 완전 충전까지 13시간 이상이 걸린다.
또 서비스센터는 서울 등촌동과 청담 매장(지하) 2곳에 불과하다. 서비스 인력도 10여명 뿐이다. 게다가 택배로 가정용 충전기를 배달만 해줄 뿐 충전기 설치는 고객이 직접 전기공사에 연락해서 진행해야 한다. 공동주택 이용자는 충전기 설치를 위한 주민 동의도 직접 받아야 한다. 반면 국내 경쟁사들은 가정용 충전기 설치를 위한 모든 절차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연간 몇 대만 판매하면 되는 슈퍼카가 아닌 만큼 서비스인프라나 고객 대등 등 현지화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