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량호출업체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20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의 반란에 어쩔 수 없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게 됐다.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캘러닉은 우버 투자자의 압박을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CEO직을 사임했다. 우버 주요 투자자 가운데 5곳은 '우버의 전진'이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캘러닉이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버의 최대 주주 벤처캐피털 회사 벤치마크를 포함한 투자자가 편지를 캘러닉 CEO에게 전달했다.
캘러닉은 우버 이사와 논의하고 일부 투자자와 몇 시간에 걸쳐 의논한 후애 물러나는 데 동의했다. 우버 이사회에는 남기로 했다.
캘러닉은 성명에서 “우버를 세상 어떤 것보다 사랑한다”면서 “내 인생에서 어려운 시기인 지금 우버가 싸움으로 혼란에 빠지지 않고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의 사임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난 주 무기한 휴직에 들어간 데 이어 사임까지 하게 된 것이다. 투자자는 캘러닉이 물러나야 우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주들은 편지에서 캘러닉의 사임 외에도 이사회 공석 3개 가운데 2개를 '독립적인 이사'로 채워 경영 감독을 강화하라고 요청했다.
그의 사임을 요구한 주주는 초기에 우버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회사 '벤치마크' 외에 퍼스트라운드캐피털과 로워케이스캐피털, 멘로벤처스, 피델리티인베스트먼츠 등 우버 주식의 4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몇몇 투자자는 의결권이 많은 형태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은 우버 의결권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향후 후임자가 누가 될지가 관건이다. 다만 캘러닉은 여전히 우버 의결권의 과반을 지키고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캘러닉이 2009년 세운 우버는 수개월 전부터 사내문화로 리더십 위기에 빠졌었다. 캘러닉을 포함한 경영진은 수잔 파울러 전 엔지니어가 폭로한 사내 성희롱 문제와 인도 뉴델리 우버 기사의 성폭행 사태를 묵인했다. 또, 2014년 한국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기업 성 문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우버 경영진은 이외에도 경찰 단속을 피하는 프로그램 '그레이 볼'과 경쟁업체 '리프트' 소속 운전자를 감시하는 '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앞서 캘러닉의 오른팔 에밀 마이클 우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