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과 냉탕을 오간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환경부의 분위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의 위상은 높아졌다. 미세먼지 대책 강화와 물 관리 일원화를 추진하는 등 환경부 업무에 무게를 둔 정책이 연이어 나왔다.
환경부 공무원의 표정과 눈빛에서도 자신감이 엿보였다. 1년여 전만 해도 부처 합동 미세먼지 대책 발표 때 기자 질문에 대해 “석탄화력 부문은 산업부와 협의해야…” “교통에너지 환경세 조정은 기획재정부 관할이라…”하면서 답변을 회피하던 환경부였다.
지금은 4대강 보 상시 개방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좀 더 개방하지 못하는 것이)아쉽지만 현재로선 최선이다.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보 개방을 추진할테니…(환경부를 믿어 달라)”라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환경부 공무원이 눈치 안 보고 답변하는 모습이 오랜만이어서 어색했지만 든든해 보인 것도 사실이었다.
이렇던 분위기는 장·차관 인사 발표와 함께 완전히 반전됐다. 이례로 외부 시민운동가 출신 장·차관이 동시 기용, 환경부 공무원의 사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얼마나 못났으면” “얼마나 믿지 못했으면”이라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전임 차관 이임식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선배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라는 말이 언급되기도 했다.
환경부 분위기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때일수록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국민 건강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환경을 잘 보전하고 지키는 일은 언제나 중요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코드에 맞춘 환경 정책을 펼치다 보니 불거진 문제일 뿐이다.
환경부가 정치 코드에 휩쓸리지 않고 '환경 본색'을 계속 유지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상황이다. 우스갯소리로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이 있지만 환경부 공무원이라면 초록색 영혼이 필요하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
함봉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