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전혀 새로운 기회가 몰려온다

[미래포럼]전혀 새로운 기회가 몰려온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10년 주기로 산업의 근간이 바뀌는 기술 혁신을 겪었다. 1990년 전후의 개인용컴퓨터(PC) 혁신, 2000년 전후의 인터넷 혁신, 2010년 전후의 스마트 혁신이다.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이 일어날 때마다 혁신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왔고, 시장은 역동했다. 변화의 주도권은 대체로 기존 사업자가 아닌 신생 벤처가 잡았다. 수없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약화되거나 순식간에 무력화되는 것을 지켜봤다. 새로운 기회도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가늠조차 어렵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항상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확실한 것은 기존 사업자보다 벤처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스마트 혁신이 가져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기본 골격은 완성된 듯하다. 더 이상 근본 혁신 모델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온 모델을 보완하거나 확장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ICT 혁신의 10주기도 이제 끝자락에 이른 듯하다. 이미 많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 ICT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역할 변화나 이선 후퇴다. 기술 혁신으로 영위해 온 기존 사업이 한계에 부닥쳐서 흥미를 잃었거나 다음 기술 혁신이 가져올 기회를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이들에겐 새로운 ICT 혁신이 기회보다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스마트 혁신 시대가 끝나 가고 새로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 혁신으로 주도권을 잃은 사업자에게는 만회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고, 기회를 놓친 사업자에게는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스마트 혁신 시대에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다. 새로운 혁신 시대에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10년 주기를 이끌 기술 혁신은 무엇일까. 가능성을 보면 인공지능(AI)이다. 전체 산업에 걸쳐 널리 영향을 미칠 기술이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도 중요한 혁신 기술이긴 하지만 기술 혁신 근본은 아닌 듯하다. 그리고 엉뚱한 논리지만 그다음 10년 주기의 기술 혁신은 디바이스가 아닐 것이다. PC가 디바이스였고, 인터넷은 난(non) 디바이스였으며, 스마트폰은 디바이스였다. 이에 따라서 그다음의 10년 주기를 이끌 기술 혁신은 난 디바이스일 가능성이 짙다.

지금까지 기술 혁신이 그랬듯 AI는 전체 산업에 근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소프트웨어(SW)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금 성급하게 말하면 'SW 시대는 끝나고 있다'는 것이다. SW는 도구다. 예컨대 기업 CEO가 “올해 세금이 얼마지?”라고 물으면 지금까지는 회계 SW가 제공됐다. 즉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답을 계산하는 도구를 준 것이다. AI 시대에는 답을 계산하는 도구(SW)가 아니라 답(Answer)을 주게 된다. 이에 따라서 도구로서 SW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수면 위에는 계산된 답(A)만 남게 될 것이다. 앞으로 SW 산업에선 질문(Q)하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그리고 SW로 사람이 하던 일은 수면 아래 알고리즘이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진화와도 관련이 있는 듯하다. 인간은 '외부 자극을 받고, 판단하고, 반응하는 메커니즘'(자극-판단-반응)으로 환경에 대처하며 진화해 왔다. 지금까지 SW는 판단을 지원하는 도구였지만 앞으로 알고리즘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계산된 답(A)만 제공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가장 인간 친화형의 인터페이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새로운 기회가 몰려오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듯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기회를 선점하는 벤처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 yoonws@webcas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