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언론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백악관 브리핑에서 당국과 기자 간 거친 설전이 오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서 새라 허커비 샌더스 수석 부대변인과 기자들 간에 설전이 오갔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CNN 오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를 받아들였는지 질문받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자 인수위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러시아와 내통했다고 보도한 뒤 하루 만에 철회했다. 해당 기자를 포함한 3명이 사임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우리(정부)가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이 방의 많은 사람(기자)들로부터 완전히 신랄한 공격을 당한다”면서 “하지만 언론은 익명을 인용하고, 소스 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비판했다.
부대변인의 언론 비판이 계속되자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백악관 출입기자 브라이언 카렘이 반격했다.
그는 “당신은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격앙시키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 같은 일을 해왔다”면서 “우리가 똑바로 하지 않으면 시청자는 채널을 돌리거나 독자가 기사를 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 질문을 위해 왔고, 당신은 대답하기 위해 와 있다. 당신이 지금 한 일은 지켜보는 모든 미국인을 자극한다”면서 “이 방의 모든 사람은 단지 자신의 책무(job)를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샌더스 부대변인은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면서 “자극한 게 있다면 그것은 종종 언론에 의한 부정직(dishonesty)”라고 맞받았다.
외신은 이날 설전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지속된 언론과의 마찰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을 '가짜 뉴스'라고 공격해왔다. 백악관 브리핑 생중계를 금지하는 등 취재까지 제한해 갈등을 키웠다.
이번 CNN 오보 직후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가짜뉴스 CNN은 제대로 잡았는데 NBC, CBS, ABC 방송은 어떻게 하나?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어떻게 하나? 그들은 모두 가짜뉴스”라면서 언론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