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헤레우스, 전도성 고분자 재료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집중 공략

랄프 드로스테 헤레우스 신사업부 사장.
랄프 드로스테 헤레우스 신사업부 사장.

독일 최대 부품소재 업체이자 귀금속 가공 부문 세계 3대 기업 중 하나인 헤레우스가 전도성 고분자 재료 '클레비오스(Clevios)'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가 포진해 있는 만큼 한국 매출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29일 랄프 드로스테 헤레우스 신사업부 사장은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클레비오스는 전도성, 투명성, 유연성이라는 세 가지 특장점을 갖고 있어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헤레우스 신사업부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는데, 클레비오스 판매가 확대되면 이 성장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헤레우스 클레비오스는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물질이다. 투명하다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 재료의 입자 크기는 마이크로미터(㎛) 이하다. 젤 형태로 출하, 고객사로 공급된다. 고객사는 클레비오스에 물이나 유기 용매를 섞어 잉크젯 프린팅, 스프레이 혹은 스핀 코팅 등 공정 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린팅이나 코팅 기법을 활용해 투명한 전도성 필름을 제작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고객사가 전도도(Conductivity)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클레비오스는 그간 대전(帶電) 방지 필름 제작 시장에 주로 판매돼 왔으나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유기 태양전지 반도체, 투명전극 형성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헤레우스의 전도성 고분자 재료 클레비오스.
헤레우스의 전도성 고분자 재료 클레비오스.

가장 크게 기대를 거는 분야는 바로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터치 전극 구현이다. 기존 터치 패널에는 인듐주석산화물(ITO:Indium Tin Oxide)이 전극 형성 재료로 사용됐다. ITO는 인듐의 매장량이 제한돼 있어 가격이 비싸다. 유연성도 떨어져 휘어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ITO를 대체할 다양한 소재가 개발되고 있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상용화는 아직 요원하다.

헤레우스 클레비오스는 투명하고 전기가 통하면서도 유연성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ITO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터치 전극에 활용되는 클레비오스HY는 은나노와이어(AgNW)와 전도성 고분자 재료가 결합된 구조로 터치 패널에 적용시 5만회 이상 접었다 펴도 문제가 없다.

드로스테 사장은 “현재 디스플레이 패널 분야 고객사와 공동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면서 “내년이면 상용화에 성공해 우리 회사 제품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적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기 태양전지도 클레비오스가 적용될 수 있는 주요 시장이다. 유기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기반 무기 태양전지와 다르게 다양한 색상으로 완성 가능하고 유연한 구조와 높은 투광성 등 장점이 많다. 헤레우스 클레비오스는 이 분야에서도 ITO와 같은 투명 전도성 산화물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드로스테 사장은 “현재 100곳이 넘는 연구실에서 클레비오스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5년 뒤, 10년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클레비오스의 매우 다양한 활용처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